고유가·고환율에도 LCC 비상 계속…"3분기도 최대실적"
LCC 4사 나란히 흑자전환 성공…"피크아웃 앞선 펜트업"
제주 'LCC 1위' 굳히기, 티웨이 '하이브리드'로…진에어·에어부산은 '무소식'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저비용항공사(LCC) 4곳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를 딛고 나란히 영업이익을 내며 분기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올해 이어진 호실적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을 앞둔 LCC의 생존전략도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다만 4분기는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실적이 좌우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089590), 에어부산(298690), 티웨이항공(091810), 진에어(272450)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444억원, 433억원, 346억원, 326억원을 기록했다. LCC 1위사인 제주항공은 올해 첫 1위에 등극했고 에어부산은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3분기는 여름 방학이 있는 항공사의 최대 성수기로 꼽히지만 고유가, 고환율 등 부정적인 대외환경으로 인해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는 못한 모양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별도기준으로 예상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3분기의 영업이익은 각각 643억원, 525억원, 500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낸 1분기에 이르는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LCC들이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LCC 4사는 역대 3분기 기준으로도 최대 실적을 냈고 올해 계속해서 흑자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아직 항공업계에서 피크아웃보다는 펜트업(억눌린 소비가 폭발)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여객 수는 7269만명으로 전년 동기 3743만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운항편수도 43만5238편으로 지난해 누적 28만3404편에 비해 급증했다.
특히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 국면 속에서 LCC들의 생존전략도 나뉘고 있다. 제주항공은 중단거리 노선에서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LCC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리스가 아닌 첫 B737-8 항공기가 도착했고 추후 50대까지 이를 늘려 리스 중심의 운용에서 체질을 개선한다.
티웨이항공은 단거리와 장거리를 모두 뛰는 하이브리드 항공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A330 기종을 2027년까지 최대 20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한항공의 합병이 성사되면 대한항공의 인력과 기재를 받아 장거리 노선에 안착할 시간을 벌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계열 LCC들은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 향후 모회사의 합병이 마무리되면 이들 회사도 통합 LCC로 출범할 예정이다. 통합의 주축이 될 진에어는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들이 쓰는 A320 패밀리의 정비사 채용에 나섰다. 반면 에어부산은 부산지역 민관을 중심으로 분리매각 요구가 커지고 있다.
다만 4분기에도 LCC들이 호실적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계속되는 일본 엔저현상과 동남아 지역의 계절적 성수기는 호재이지만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장기화됐다는 점은 부담이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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