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아웃도어·부츠에 눈돌리는 석화업계…"친환경 유망주"
LG화학·롯데케미칼, 화장품 업계에 소재 공급
효성티앤씨, 패션·의류 브랜드에 재활용 섬유 제공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석유화학업계가 화장품·패션 브랜드와 손잡고 재활용 소재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 갈수록 증가하는 친환경 수요를 흡수하고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 기존 석유기반 플라스틱 시장이 탄소 배출 규제로 위협받고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2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이달 LG화학(051910)은 아모레퍼시픽(090430)과 친환경 패키지 개발과 공급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재활용과 바이오 기반의 플라스틱 원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생활용품 포장재에 LG화학의 소재를 적용한다.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은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로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오는 2050년 6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들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취지에 맞게 미래 고객사 확보에 집중하는 추세다.
LG화학은 지난 6월 코스맥스(192820)와도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화장품 용기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코스맥스에 재활용 플라스틱 PCR(Post-Consumer Recycled) ABS(재활용 고부가합성수지)를 공급하고 화장품 용기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로레알 등 1000여개 글로벌 고객사에 제품 개발부터 완제품까지 제공하는 세계 1위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이다.
롯데케미칼(011170)은 화장품 용기 생산업체인 연우(115960)·한국콜마홀딩스(024720)와 재생 소재 용기 개발 및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3사는 PCR-PP(폴리프로필렌), PCR-PE(폴리에틸렌, Polyethylene)로 친환경 화장품 패키지 개발에 나선다.
효성티앤씨(298020)는 패션·의류 브랜드와 협력을 늘리고 있다. 지난 6월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K2에 '리젠 오션 나일론'을 공급하기로 했다. 리젠 오션 나일론은 국내외에서 수거한 폐어망을 재활용해 만든 섬유다. 노스페이스와 K2는 트레이닝 세트와 백팩 등을 리젠 오션 나일론으로 생산한다.
또 블랙야크와 협업해 페트병을 수거해 재활용한 섬유 리젠위드블랙야크(regen with blackyak)를 내놨다. 블랙야크는 가볍고 편안한 특성을 가진 티셔츠와 팬츠 제품에 적용한다.
SK케미칼(285130)의 친환경 소재 에코트리온(ECOTRION)은 패션 제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에코트리온은 100% 식물 유래인 산업용 전분을 발효해 만든 소재다. 한섬의 의류 브랜드 시스템(SYSTEM), 에스제이에스제이(SJSJ), 오즈세컨(O'2nd)의 여성용 부츠에 적용되고 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소재 매출이 당장 실적 확보에 크게 도움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고객사를 확보하고 미래 시장을 먼저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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