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탱이' 중고차시장에 '메기' 현대차 들어온다…"레벨업 기회"
현대차·기아, 용인·양산서 인증 중고차 상품화센터 구축 막바지 작업…11월 판매 예정
"신뢰·투명성 높아져 전체 시장 확대 긍정적"…"시장 장악 시간문제" 업계 우려도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11월 본격적인 중고차 사업 시작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이 한창이다. 대기업의 중고차 사업 진출로 중고차 시장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는 소비자의 기대감이 크다.
중고차 업계는 사업자 규모별로 온도차가 심하다. 케이카 등 기업형 중고차 업계는 현대차·기아의 진출로 시장 규모 확대와 소비자 신뢰 향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영세한 사업자들은 생계 침해 우려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고차 매매단지 오토허브에 '인증 중고차 상품화센터'를 구축 중이다. 11월 중고차 판매 개시를 앞두고 막바지 인테리어 설비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용인 오토허브와 별도로 경남 양산에 인증 중고차센터를 마련했다. 양산 센터 역시 10월 개장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19년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업종 해제 이후 인증 중고차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고차 매매업계의 반발이 거셌고 사업 진출 시기는 예정보다 늦어졌다.
결국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상생협력 및 중고차 시장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서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현대차·기아는 각각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2024년 4월 현대차 2.9% 기아 2.1% △2025년 4월 현대차 4.1% 기아 2.9% 등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출고기간 5년에 주행거리 10만㎞ 이내 자사 브랜드 중고차를 대상으로 자체 테스트를 통과한 '인증 중고차'만 취급한다. 판매는 100%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다. 소비자가 온라인을 통해 인증 중고차를 구매하면 용인과 양산의 오프라인 센터에서 출하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와 기아는 중고차 사업 인력을 채용 중이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기아가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자, 중고차 시장 소비자는 기대감이 크다. 중고차 시장은 허위 매물과 정보 비대칭성 등으로 소비자 피해가 큰 대표적인 '레몬마켓'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량은 380만대다. 신차 거래량(168만대)보다 두 배 이상 팔렸다. 한 해 거래 금액만 3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소비자 피해는 줄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고차 중개·매매 피해 상담 건수는 4663건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80%가 허위·미끼 매물이 중고차 시장의 문제라고 답했다.
중고차 업계는 현대차·기아의 사업 진출 발표 초기 때와 달리 기대감이 크다. 소비자 신뢰가 쌓여 중고차 시장 오명이 사라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인증한 중고차를 직접 판매하니 믿을 수 있다는 소비자가 많다"며 "수입차만 봐도 웃돈 몇백을 더 주더라고 인증 중고차를 찾는 것도 같은 이유"이라고 말했다.
기업형 중고차 업계와 달리 영세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생계 침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서울 강서구 일대 한 중고차 매매상 A씨는 "현대차가 5년 이내 중고차만 다루고 판매도 제한적으로 해 시간은 벌었다"면서 "그렇지만 결국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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