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모비스도 '무분규' 임단협 타결…기아 분위기는 다르다

현대차, 사상 첫 5년 연속 무분규 타결…기아 노사는 교섭 난항
그룹 핵심 3사 올해 합산 영업이익 30조원 도전…"파업 리스크 관건"

18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 제공) 2023.9.18/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와 현대모비스(012330)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무분규로 마무리되면서 현대차그룹을 이끄는 핵심 3개사 가운데 남은 기아(000270)의 임단협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전날(18일) 올해 임단협을 끝냈다. 두 회사 노조는 각각 올해 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해 전체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58.8%(현대차)와 61.7%(현대모비스)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금 400%+1050만원, 상품권 25만원, 주식 15주 지급 등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현대차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처음으로 5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현대모비스 노사도 현대차와 동일한 합의안을 도출했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완료했다.

기아는 아직 임단협 교섭을 진행 중이다. 기아 노사는 지난 14일 광명공장에서 제10차 교섭을 열었으나, 노조 측 교섭위원들의 집단 퇴장으로 교섭 시작 10분 만에 결렬됐다. 당시 기아 홍진성 노조 지부장은 사측 제시안이 담긴 문서를 찢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기아 노조는 사측에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신규인원 확충, 만 64세까지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 노조는 교섭이 난항을 겪자 10월 1일부터 특근 거부 등 투쟁 수위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기아 노조의 파업 가능성도 제기한다. 기아 노조는 지난달 31일 교섭 결렬을 선언했고,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합법적인 파업권도 확보한 상태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하지 않은 2019년과 2020년 기아 노조는 파업을 강행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파업 여부를 따지기는 좀 이르다"면서 "타결 직전 기싸움이 가장 치열한 것처럼 노사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3.3.20/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자동차업계는 현대차, 현대모비스에 이어 기아까지 올해 임단협 무분규로 끝내면 국내 산업계에 끼칠 영향이 클 것으로 봤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올해 합산 영업이익 30조원 달성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우려인 '파업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실적 달성을 위한 생산 확대 등에 속도를 낼 수 있어서다.

증권가가 추산하는 올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합산 영업이익은 약 29조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사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현대차 14조6311억원, 기아 11조8320억원, 현대모비스 2조4998억원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이익은 현대차 7조8306, 기아 6조2770억원, 현대모비스 1조819억원으로 총 15조1895억원이다. 하반기 환경이 상반기보다 어렵지만 제네시스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등 수익성 높은 차종 판매 확대가 계속되면 연간 영업이익 30조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4시간 파업하면 2000대 정도 생산 차질이 발생해 수백억원의 매출 손실을 본다"며 "고금리와 고물가로 판매 여건이 어려워진 만큼 연간 실적 달성을 위해 파업 리스크를 지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