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5년 연속 무분규 고비…노조, 내일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성과금 400%+1050만원 '역대급'…정년연장 불발에 일부 조합원 반발
한국GM·르노코리아도 잠정합의안 부결 진통…기아 노조, 투쟁 수위 높여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 노동조합이 18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합의안이 통과되면 현대차 단체교섭은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달성한다.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처음이다.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18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지난 12일 제23차 교섭에서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올해 기본급을 11만1000원(호봉승급분 포함·인상률 4.8%) 올리기로 했다. 여기에 2022년 경영실적 성과금 300%+800만원,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선정 기념 특별격려금 250만원, 2023년 하반기 사업 목표 달성 격려금 100% 등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노사는 또 미래 동반 성장을 위한 특별협약을 체결해 지난해 합의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합의사항을 구체화했다. 전동화 전환과 차체 경량화를 위해 첨단 대형 다이캐스팅 차체 제조공법인 '하이퍼캐스팅' 기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대량 생산이 불가능해 기존 양산 라인에서 생산할 수 없는 럭셔리 모델 등을 위한 다기능 다목적 생산 공장 건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밖에 노사가 함께 저출산·육아지원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려 사회적 난제 해결에 앞장서기로 뜻을 모았다. 구체적으로 난임 유급 휴가를 3일에서 5일로 확대하고, 난임 시술비도 회당 100만원 한도로 횟수 제한 없이 지원하기로 했다. 출산축하금도 최대 500만원(셋째 이상)으로 확대하고, 최대 150만원의 출산 바우처도 지급한다. 2024년 추가 500명, 2025년 300명 등 기술직 인원 채용도 이어갈 계획이다.
노사의 이번 잠정합의안 마련은 극적으로 이뤄졌다. 직전 협상까지만 해도 노조가 일관되게 주장한 만 64세 정년연장 내용을 놓고 노사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노조는 협상 결렬 시 13~14일 4시간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이에 사측은 내년 상반기까지 정년연장 관련 정부 정책과 사회적 인식변화 등을 고려해 노사협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노조가 한 발짝 물러서 사측 제안을 일부 수용하면서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었다.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노사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지난 12일 노사의 합의안 마련 발표 이후 일부 조합원은 노조 집행부를 맹렬히 비난했다. 현대차 노조 차별철폐투쟁위원회는 지난 13일 "말장난으로 조합원을 기만한 잠정합의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GM과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노사가 마련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 투표에서 부결됐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2~13일 조합원 68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절반이 넘는 4039명(59.1%)이 반대했다. 조합원 투표의 부결로 한국GM 노사는 다시 교섭 테이블을 차리고 합의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GM 관계자는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돼 유감"이라면서 "아직 구체적인 재협상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도 지난 7월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부결됐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지난 15일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19일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국내 5개 완성차 제조사 가운데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곳은 KG모빌리티(003620) 한 곳이다. 현대차와 같은 그룹사인 기아(000270) 노조는 오히려 투쟁 강도를 높이며 사측과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 노사는 지난 14일 제10차 교섭을 개최했으나 노조 측은 사측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고 집단퇴장했다. 이 자리에서 홍진성 기아 노조지부장은 사측이 전달한 1차 제시안을 찢은 것으로 알려졌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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