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뻗는 동박업계, 장기고객 확보 이어져…"실적 반등"

SK·롯데·솔루스첨단소재 해외 증설 발표
장기공급계약 체결해 안정적인 매출처 확보

SKC의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가 일본 도요타통상과 협업해 북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박원철 SKC 사장(오른쪽)이 카시타니 이치로 도요타통상 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SKC)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배터리 소재 동박 기업들이 아시아와 유럽 공장 증설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대응에 나섰다. 동시에 해외 배터리 업체들과 중장기 대형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한다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공장 올해 가동…내년은 폴란드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C의 동박 투자사 SK넥실리스는 해외 배터리 기업 인비전 AESC(Envision AESC)와 10년 동안 2조원 규모의 동박을 공급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동박은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에 불과한 두께 1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내외의 얇은 구리막이다. 이차전지(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를 씌우는 역할을 한다.

SK넥실리스의 말레이시아 공장(5만7000톤)은 올해 말 가동을 앞두고 있다. 폴란드(5만톤) 시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동박을 생산한다.

SK넥실리스는 대규모 증설에 맞춰 해외 고객사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독일 배터리 제조사 바르타(Varta)의 첫 전기차용 이차전지 양산에 필요한 동박을 단독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바르타의 증설에 따라 5년 이상의 장기 공급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엔 유럽 최대 이차전지 제조사인 노스볼트와 계약을 맺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이달 캐나다 퀘벡주에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같은 부지에서 2공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동시에 기존 고객사와 계약 물량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유럽 배터리 기업 ACC(Automotive Cells Company SE)와 2961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오는 2028년까지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공장의 경우 고객사 인증을 획득하면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할 것"이라며 "차별화한 고품질·고강도 동박의 글로벌 고객사에 대한 지속적 공급 확대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스마트팩토리 조감도/사진제공=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 업무협약 맺고 해외 추가 증설 검토

동박업계는 추가로 해외 공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오는 2025년 2200만대에서 2030년 37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적 확대를 위해서도 시장 대응력은 필수다. SK넥실리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전년 동기(296억원) 대비 98.6% 줄었다. 같은 기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영업이익도 252억원에서 15억원으로 감소했다.

SK넥실리스는 지난 7월 도요타통상과 북미 동박 생산·공급에 필요한 합작회사(JV) 설립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북미 지역에 동박 생산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스페인 카탈루냐주에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카탈루냐 무역투자청(ACCIO)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장현구 흥국증권 연구원은 "SKC는 안정적인 수요 확보를 목표로 고객사 다변화 추진 중"이라며 "안정적 수요와 수익성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