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연중 최저가에도 에틸렌 시세 동반추락…다시 멀어지는 수익성

지난 3월 에틸렌 수익성 반짝 반등 후 하향 조정
일부 기업 정기보수로 생산량 조절 "2분기 흑자전환 기대"

LG화학 여수 공장/사진제공=LG화학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석유화학업계의 대표 수익성 지표로 불리는 에틸렌 스프레드(나프타-에틸렌 가격)가 다시 손익분기점에서 멀어지고 있다. 나프타 시세가 연중 최저가를 찍고 원가 부담을 해소한 것과 달리 에틸렌이 반짝 반등을 끝으로 하락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수익성 반등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일 나프타 가격은 톤당 563달러다. 불과 1년 전(855달러) 대비 34.1%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석유화학사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는 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 차이(스프레드)다. 통상적인 손익분기점은 300달러다. 나프타 가격이 오를수록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최근 나프타 가격 하락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을 통해 얻는 석유화학의 기초원료로 국제유가와 연동된다. 지난해 배럴당(두바이유 기준) 110달러 이상 치솟은 유가가 70달러대로 떨어졌다.

문제는 원가 부담 해소와 달리 수요 부진으로 에틸렌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은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기초 유분이다. 이달 시세는 톤당 820달러로 1년 전(1080달러) 대비 24% 하락했다. 에틸렌 스프레드도 257달러로 손익분기점 300달러를 밑돌았다. 지난 3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선언 효과와 재고 확보 분위기로 290달러까지 올라선 효과를 이어가지 못했다.

석유화학업계는 글로벌 공급과잉과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을 이유로 꼽았다. 석유화학 최대 소비국 중국은 석유화학 내재화를 위해 정부 주도로 적극적으로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다. 반면 수요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예상치 0.3%보다 낮은 수치다. 리오프닝 정책에도 소비 회복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화학 제품 자체 조달을 위한 증설을 시작했다"며 "당시 중국은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와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의 최대 수입국이었지만 현재 최대 수출국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은 생산량을 조절하고 시황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LG화학과 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현대오일뱅크 합작사) 등 몇몇 기업은 정기보수를 이유로 일부 NCC(나프타 분해시설) 가동을 멈춘 상태다. 수요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보수 기간을 평소 대비 길게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에 최악의 저점을 확인한 만큼 점진적인 시황 회복세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분기별 에틸렌 스프레드는 △1분기 276달러 △2분기 234달러 △3분기 182달러 △4분기 196달러다. 올해 1분기는 200달러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중국 증설이 올해 최대를 찍고 내년부터 점차 감소할 것"이라며 "정기보수로 재고 손실을 줄이고 있는 만큼 2분기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