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주주들에 '상장 예정' SK온 주식 준다…특별배당도(종합)

'주주와의 대화'서 중기 환원정책 제시…시가총액 10% 수준 매입키로
배당정책은 주당 2천원으로 축소…김준 부회장 "2026년 이후엔 혜택 줄 것"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30일 열린 제16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제공) ⓒ News1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SK이노베이션(096770)이 배터리 부문 자회사인 SK온의 기업공개(IPO)와 연계한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한다. 시가총액 10% 수준의 자사주를 매입해 주주들에게 SK온 주식을 교부하는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은 30일 제16차 정기 주주총회 이후 열린 '주주와의 대화'에서 이 같은 내용의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낮은 주가가 유지되자 중기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SK온 물적분할 이후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영향으로 성과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양섭 SK이노베이션 재무부문장은 이날 주주와의 대화에서 "SK온 물적분할 이후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영향으로 자회사 가치가 회사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 최근 상황에 대해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며 "중장기적인 회사의 가용 리소스를 고려하되 주주 여러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최선의 주주환원 정책 수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상장 시기에 맞춰 시가총액 10% 수준의 자사 주식을 매입하고, 주주들에게 SK온 주식을 교부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상장 시기를 오는 2025년 이후로 고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매입한 자사주는 소각해 기존 주주들도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SK온 상장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구주 매출대금의 일부를 기존 주주에게 특별배당 형식으로 나눠주기로 했다. 신주 모집 대금은 배터리 사업 확장을 위한 SK온의 투자 재원으로 쓰인다.

SK온 상장에 따른 주주환원 정책을 실시하는 대신 배당 성향은 주당 배당금 기준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2023년 배당 정책으로 당기순이익의 30%를 유지하고 있는데 향후 설비투자(CAPEX) 증가 등에 따른 재원 부담을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24~2025 회계연도에는 최소 주당 2000원 수준의 현금배당을 우선 순위에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

김 부문장은 "최근 견조한 성과 달성에도 불구하고 CAPEX 증가 등에 따라 기존 배당 정책을 그대로 실시하기에는 재무 부담이 커졌다"며 "대규모 CAPEX가 필요한 기간에는 배당 대신 성장을 위한 투자 리소스로 사용하되 기존 사업의 발생 이익은 일정 부분 주주에게 환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김양섭 재뭄부문장(왼쪽부터)과 김준 부회장, 지동섭 SK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이 30일 '주주화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주주와의 대화는 올해 처음으로 신설됐다.(SK이노베이션 제공) ⓒ News1 한재준 기자

SK이노베이션은 SK온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SK지오센트릭의 울산 ARC(Advacned Recycle Cluster,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 단지)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하는 2026년 이후에는 배당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성과가 차곡차곡 쌓여서 나타나는 시점이 2026 회계연도로, 그 때는 재무적으로도 편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당연히 주주들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2026년 이후 배당 성향은 조금이라도 더 주주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고민해서 시행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주와의 대화에는 지동섭 SK온 사장과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도 참석했다.

지 사장은 "현재 가동 중인 8개 공장에 이어 시장 수요에 맞춰 헝가리, 중국 옌첸, 미국 공장을 합쳐 5개 공장을 추가 증설하고 있다"며 "글로벌 OEM 기업 수요에 적시에 대응하는 글로벌 생산 체계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 개선 핵심 과제를 적극 추진해 수익성 턴어라운드를 가시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 사장은 울산 ARC와 관련 "화학적 재활용 공정을 한 곳에 모은 세계 최초의 리사이클 클러스터를 2025년 가동 목표로 구축 중"이라며 "글로벌 넘버 원 리사이클 소재 기업이 돼 SK이노베이션의 그린 트랜스포메이션과 주주가치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원안 의결했다.

김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으며 김주연 전 P&G 한국·일본지역 부회장, 이복희 전 롬엔드하스전자재료씨엠피코리아 대표이사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