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삼성전자 300조 투자"

정부, 2042년까지 반도체 공장 5개 및 팹리스 등 150개사 유치 목표…"반도체 전 분야 주도 선언"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지어 TSMC 추격 시동…경계현 "기존 거점 연계해 글로벌 전진기지 만들 것"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글로벌 반도체 패권전쟁 속 경기도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가 만들어진다. 삼성전자(005930)는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초격차는 물론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해외에 건설할 수 있는 반도체 팹이 한국에 생기는 셈이다. 경제 효과도 엄청나다. 300조원이 투자되면 대한민국 전체에 직간접 생산유발 700조원, 고용유발인원은 160만명에 달한다.

◇ 용인에 세계 최대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정부는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고 국가첨단산업·국가첨단산업벨트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전국 15개 지역을 국가산단으로 조성하고, 첨단 분야 6대 산업에 대해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경기도 용인에 단일 단지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710만㎡(215만평) 규모로, 2042년까지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개를 구축하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대만,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자국 내 반도체 클러스터 강화는 물론 해외 기업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도 뒤질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국내적으로는 '국가산단 지정'이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 정부가 대형 반도체 생산기지를 유치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라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용인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반도체 생산단지와 인근의 소부장기업, 그리고 팹리스 밸리인 판교 등을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된다.

메가 클러스터는 메모리-파운드리-디자인하우스-팹리스-소부장 등 반도체 전 분야 밸류체인과 국내외 우수 인재를 집적한 '글로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선도 모델이 될 수 있다.

정부가 '메모리 1등'에 이어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전 밸류체인'에서 세계를 리드하기 위한 기반 다지기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이 주도하는 메모리의 초격차가 확대되고 파운드리 경쟁력이 제고되면 '메가 클러스터'에 있는 디자인하우스, 팹리스, 소부장과 시너지를 내며 '반도체 생태계'의 비약적인 도약이 기대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정원철 상무(왼쪽부터),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뉴스1

◇ 삼성전자 20년간 300조 투자…"TSMC 추격 속도"

메모리 1위를 넘어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 반도체 1위까지 목표하고 있는 삼성도 투자에 팔을 걷어붙였다. 삼성은 이번 정부의 용인 클러스터 구축에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300조원이 투자되면 대한민국 전체에 직간접 생산유발 700조원, 고용유발 160만명이 생길 수 있다.

삼성은 기존의 기흥·화성, 평택에 이어 이번 용인 클러스터 조성으로 용인까지 연결하며 메모리 분야의 초격차는 확대하고 파운드리 분야의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은 기존 평택과 미국의 오스틴, 테일러(건설중) 공장까지 고려해도 생산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용인 클러스터에 파운드리 공장이 건설돼 가동되면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와의 경쟁에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삼성전자와 TSMC만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Gate-All-Around) 구조를 적용한 3나노 양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생산능력 부족과 같은 '물리적인 한계'로 인해 TSMC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용인 클러스터를 통해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 삼성전자와 TSMC의 진정한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새롭게 만들어질 신규 단지(용인 클러스터)를 기존 거점들과 통합 운영해 최첨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며 "(나아가) 대한민국 미래 첨단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글로벌 전진기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용인 클러스터'를 넘어선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투자계획도 내놨다.

삼성은 국가의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반도체 패키징 △첨단 디스플레이 △차세대 배터리 분야까지 비수도권 첨단산업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해 향후 10년간 6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상생을 위해 △중소 팹리스 육성 △지방대학과의 파트너십 확대 △미래 세대 기술인재 육성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