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구조조정 마무리..사실상 그룹 해체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STX그룹 채권단 소속 주요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STX의 요청대로 자율 협약을 통한 지원에 잠정 합의한 6일 서울 중구 STX 남산타워점에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에따라 채권단은 2000억 안팎의 자금 지원에 나설 예정이며 대신 STX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2013.5.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figure>STX그룹 구조조정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지주회사인 STX에 대한 자율협약 개시만 결정되면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법정관리 혹은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STX 주요 계열사들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새로운 경영진을 맞게 된다. 종전 경영진은 모두 바뀌고 강덕수 회장의 경영권도 사실상 와해됐다. 2001년 출범한 STX그룹이 출범 13년만에 사실상 해체되는 셈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는 27일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비협약 채권의 자율협약 동참 여부에 대한 의사를 묻게 된다.

STX는 채권단 자율협약을 맺기로 하고 은행권에 지원을 요청했다. 문제는 STX가 조달한 자금 중 상당 규모는 은행이 아닌 회사채 등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금액이란 점이다. 채권은행들만 자율협약에 따라 지원을 하게 되면 은행 지원금으로 회사채 투자자들만 원리금을 보전받게 된다. 채권은행들은 자율협약 전제 조건으로 STX에 비협약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을 것을 요구했고 사채권자집회를 통해 비협약 채권자의 동의를 얻기로 했다.

비협약채권자들이 경영정상화 방안에 동참키로 결정하면 STX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구조조정을 시작할 수 있다. 사채권자집회에서 사채권의 1/3가 참석하고 참석 사채권의 2/3가 정상화 방안에 동의하면 법원의 인가를 받아 비협약 채권자들의 자율협약 동참이 결정된다. 비협약 채권은 약 3000억원 수준이다.

사채권자집회 통과 뒤 STX는 채권단에 경영정상화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STX그룹의 지주회사로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 등을 통해 사업을 벌이던 것에서 벗어나 자체 사업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 STX는 에너지 사업, 원자재 수출입, 기계엔진 해운 물류 서비스 등을 통해 자체 수익 구조를 마련키로 했다.

STX가 자율협약을 시작하면 STX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종전 주주들의 지분은 의미가 없는 수준으로 감자되고 채권단이 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경영진도 법정관리인이나 다른 유력 인사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STX팬오션은 최근 법원으로부터 회생계획안에 대해 인가를 받고 사명을 '팬오션'으로 변경키로 했다. 관리인 선임에 대비해 종전 대표이사 및 이사회 멤버들은 일제히 퇴임의사를 밝혔다. STX팬오션은 이달 29일 1차 감자, 다음 달 13일 유상증자를 통한 출자전환, 다음 달 27일 2차 감자를 잇따라 실시하게 된다. STX 주요 계열사 및 강덕수 회장의 지분은 10대 1로 감자되고 KDB산업은행이 출자전환을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STX조선해양은 지난 22일 최대주주가 STX에서 산업은행과 한국정책금융공사로 바뀌었다. 감자를 통해 STX의 지분은 1% 미만으로 떨어졌고 산업은행의 지분은 25.51%로 올라섰다. STX조선해양의 대표이사도 변경됐다.

STX중공업과 STX엔진도 채권단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STX중공업은 산업은행과 농협이 출자전환으로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다. 이외에 STX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가 회생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STX에너지는 일본 오릭스에 매각돼 새 주인을 찾고 있다.

xper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