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저가' LCC항공권, 대한항공보다 비싸
국내 LCC, 할인혜택은 '핑계'…대한항공보다 비싼 노선 많아
에어부산, 진에어, 제주항공 여객기(위에서 부터)© News1
</figure>여름 성수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항공운임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보다 비싼 노선이 많아 '저가'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7일 직장인들의 휴가기간이 집중된 7월 마지막주부터 8월 첫째주까지 주요 휴가지 항공운임을 비교해본 결과, LCC의 항공권 가격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결코 싸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노선은 LCC 운임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적기보다 더 비쌌다.
대한항공의 인천~도쿄 왕복 항공권은 40만6700원인데 비해 에어부산의 부산~도쿄 왕복 항공권은 45만8400원이다. 인천~방콕 노선의 경우는 대한항공이 79만6100원인데 비해 제주항공은 86만7200원으로 가장 비싸다. 또 진에어의 경우는 '인천~홍콩' 노선이 60만5600원, '인천~세부' 노선이 63만3400원으로 해당노선에서 항공운임이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가장 비싼 노선은 '김포~제주' 노선뿐이었다. 두 항공사는 '김포~제주' 왕복항공권을 24만4000원 판매하고 있다. 반면 도쿄, 홍콩, 세부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 운임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LCC의 여름 성수기 운임이 비싼 것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국내 LCC 관계자는 "승객이 몰리는 휴가철에는 할인혜택을 줄 수 있는 항공권 수가 적기 때문에 할인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국적기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노선의 운임이 국적기보다 비싼 것에 대해 "국적기의 경우 할인 혜택을 줄 수 있는 항공권의 전체적인 수가 많아서 그런 것"이라며 "정가로 따지면 우리가 10~20% 가량 더 싸다"고 설명했다.<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여름 성수기 항공운임 비교표(자료제공=각항공사)© News1 류종은 기자
</figure>LCC는 운영인원, 부가서비스 등을 최소화시켜 적은 운임으로 운행하는 항공사를 말한다. 그러나 국내 LCC들은 국적기에 비해 서비스 품질이 뒤떨어지면서 요금차는 거의 없어 '무늬만 저가'라는 지적을 받았다. 심지어 지난해 7~9월에는 모든 국내 LCC들이 운임을 3.3%에서 15.7%까지 인상했다. 해외 LCC들은 대부분 대형항공사보다 50% 가량 싸게 운임을 책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LCC의 운임 수준은 지나치게 높은 편이다.
이에 대해 국내 LCC들은 서비스 모델이 해외 LCC와 다르기 때문에 운임을 크게 낮출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국내 LCC 관계자는 "해외 LCC는 항공료를 제외한 기내식, 모포 등의 모든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며 "국내 고객들의 서비스 요구 수준이 높아 그에 맞추다 보니 자연스레 가격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저가항공사가 대형항공사의 '반값 항공료'를 실현하지 못하는 것은 저가항공사 5곳 가운데 3곳이 대기업 계열이거나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는데 그 원인을 꼽고 있다. 진에어는 대한항공이 100% 출자한 자회사이고,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이 지분투자한 계열사다. 제주항공 역시 애경그룹이 81%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시각에 대해 국내 LCC 한 관계자는 "운임은 모회사와는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결정한다"고 일축했다.
rje3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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