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랑 같은데 가격 저렴"…백화점서 파는 실험실 다이아에 지갑 연다

천연 다이아와 성분·구조 같아…합리적 가격에 호응 높아
1인당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제품 평균 구매 금액 30% 증가

롯데백화점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 ’더 그레이스 런던‘을 오픈한다고 17일 밝혔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실험실에서 키워낸 다이아몬드로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 화학적, 광학적으로 100% 동일하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더 그레이스 런던' 매장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2023.9.17/뉴스1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최근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하며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7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0% 성장할 전망이다.

실험실(lab)에서 생산(grown)하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물리적, 화학적, 광학적으로 100% 동일한 성분과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가격이 크게 저렴해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이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제품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커지면서 관련 시장에 대한 전망도 밝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전문 브랜드 알로드(ALOD)에 따르면 올해 8~10월 백화점 고객 1인당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구매 금액은 이전인 7월까지와 비교해 30%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20~29일 진행된 ALOD 신세계백화점 본점 팝업 스토어 매출도 올해 초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진행된 같은 기간 팝업 스토어 매출에 비해 150% 이상 늘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드는 전문 브랜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다이아몬드 전문기업 KDT다이아몬드가 올해 3월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 ALOD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랜드그룹 주얼리·테마파크 계열사 이월드는 5월 파인주얼리 브랜드 '더그레이스런던'을 롯데백화점 노원점에 론칭했다.

이 밖에 트리플랩스의 '어니스트서울', 삼신다이아몬드의 '그린다이아', 루미너스의 '루미너스랩'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의 빠른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백화점업계도 분주해졌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업계 빅3 모두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더그레이스런던이 9월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성한데 이어 10월에는 어니스트서울이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매장을 열었다. ALOD는 2일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에 정식 매장을 오픈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SSG닷컴에서 5개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브랜드들이 참여하는 기획전을 열고 젊은 고객층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다이아몬드 원석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는 2021년 자체 생산 기술 확보에 성공한 KDT다이아몬드를 제외하고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체들은 다이아몬드 원석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공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월드는 인도 현지 공장과 계약을 맺고 월 1만2000캐럿의 생산능력(캐파)을 확보할 예정이다.

KDT다이아몬드는 아예 인도 현지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9월 인도 상공부로터 공장 설립 승인을 받고 현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내년 3월 초 준공 뒤 3월 말부터 가동 예정이다. 공장 가동 첫 해에 3만6000캐럿, 이후 연간 10만 캐럿의 캐파를 확보하게 된다.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 증대, 유통망 확대, 공급선 확보 등 3박자가 어우러지면서 2024년 전체 시장 규모는 올해에 비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내년 시장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상권은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이나 내년 상반기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상권에서도 랩그로운 다이아몬드 취급 업소가 증가하면서 국내 시장 전체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