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이키·아디다스 입고 뛰었는데"…국내 업계 불똥 튀나
글로벌 스포츠 의류 제품서 환경호르몬 검출…안정성 논란
'아웃도어·애슬레저' 국내 패션업계 "상황 예의주시"
- 김진희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나이키·아디다스·파타고니아·챔피온과 같은 유명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의류와 속옷에서 암, 심장병 등을 유발하는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BPA)가 과다 검출됐다는 외신 보도에 국내 관련 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를 수입·전개하거나 BPA가 검출된 소재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는 아웃도어, 애슬레저, 스포츠웨어 업계는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조만간 전문가들과 의류 등 섬유에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BPA 과다 검출된 것과 관련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국표원은 현재 식품, 유아용품 등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분야에 BPA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국표원 관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세계에서 안전 기준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며 "섬유는 식품보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만 그럼에도 BPA 안정성 논란이 잇따르고 있어 전문가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환경건강센터(CEH)가 최근 나이키 등 8개 글로벌 의류 브랜드에 소송 방침을 알리는 법적 고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CEH는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스포츠 의류에 포함된 BPA를 분석한 결과 나이키·아디다스·파타고니아·챔피온·애슬레타 등 8개 브랜드 제품에서 안전 한도의 최대 40배에 달하는 BPA를 검출했다.
BPA는 여성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이다. 피부를 통해 체내에 흡수될 수 있고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천식, 당뇨병, 심장병, 암, 비만 등의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수증, 물병, 장난감, 바닥재 등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에서 주로 검출된다.
캘리포니아주 BPA 기준치는 3마이크로그램(㎍)으로 미국 내 BPA 기준치가 가장 엄격하다.
이번 조사에서는 '스판덱스'가 포함된 폴리에스터 소재 의류에서만 BPA가 나왔다. 레깅스, 반바지, 스포츠 브라, 운동 셔츠 등이 해당한다.
앞서 진행된 검사에서도 아식스, 노스페이스 등 브랜드의 스포츠 브라 제품에서 안전 기준치의 22배에 이르는 BPA가 검출됐다.
스판덱스를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국내 패션 업계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분위기다.
효성티앤씨(298020)는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 1위 업체로 세계 스판덱스 시장점유율 30% 차지하고 있다.
신성통상, 젝시믹스, 안다르 등 국내 주요 패션 기업들은 효성티앤씨와 협업해 다양한 패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부 기업은 자사 제품에 대해 안정성 검사를 의뢰하는 등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에서 섬유에 대한 BPA 규제가 없어 업계에 끼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가별 안전 인증은 다 통과했지만 BPA 안정성 논란이 일면서 자사 제품을 검사 기관에 자체적으로 의뢰해 검사를 맡겼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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