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도 못피한 코로나·물류난"…'가젤·슈퍼스타' 가격 인상
운동화 품목 최대 18%↑…아우터 등 의류도 인상
"물류난·원자잿 값 상승 여파로 가격 인상 불가피"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운동화·의류 등 국내에서 판매하는 주요 상품의 가격을 기습 인상했다. 코로나19와 글로벌 물류난 및 원자잿값 상승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한 불가피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이달 2일부터 일부 상품의 권장 소비가 가격을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력 품목인 운동화의 인상 폭은 최대 18%에 달한다.
인상 폭이 큰 운동화는 '가젤' 라인이다. 지난 1968년 탄생한 가젤은 아디다스 운동화 중에서도 역사 깊은 품목이다. 90년대 말에는 미국의 패션 아이콘으로 불리던 '케이트 모스'가 착용해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기존 10만9000원에서 18% 오른 12만9000원으로 가격이 새롭게 책정됐다.
'뉴트로'(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 열풍을 타고 또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슈퍼스타'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농구화로 시작한 슈퍼스타는 스타일과 기능성을 인정받아 1980년대부터 뉴욕 비보이 래퍼들이 주로 착용해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가격은 기존 10만9000원에서 11만9000원으로 9% 인상됐다.
운동화 품목에선 '오젤리아'도 10만9000원에서 12만9000원으로 18% 인상됐으며, '스탠스미스'는 10만9000원에서 11만9000원으로 9% 올랐다. 니짜 라인은 6만9000원에서 14% 인상한 7만9000원이다.
운동화만이 아니다. 아디다스의 아우터 품목인 '마이쉘터'도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CW마이쉘터 CB(블랙)·C 마이쉘터 R.R(블랙) 모델 모두 21만9000원에서 24만9000원으로 3만원(14%) 인상됐다. 빅 트레포일 쉐르파 자켓(블랙)은 11만9000원에서 14만9000원으로 25% 올랐다.
이같은 가격인상은 물가상승 압박이 원인이 됐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로 전월 보다 4.8% 올랐다. 일부에선 앞으로 2~3개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압박에 국제 유류값 상승에 따른 물류난까지 예고됐다. 이 때문에 업계는 아디다스를 시작으로 스포츠 브랜드의 전체적인 가격 인상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화 등 원자잿값 인상은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며 "스포츠 브랜드를 포함한 패션업계 전반적으로 가격 인상 대란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디다스의 라이벌인 나이키도 올 초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 상품인 '에어포스1' 가격을 90달러에서 100달러로 인상했다. 국내에선 아직 신발 가격(13만9000원)에 변동이 없으나 조만간 가격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아디다스는 지난해 위구르족 탄압과 연관 있는 신장산 면화 불매 운동에 참여하며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세계 최대 매출처인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봉쇄령을 내린 것도 아디다스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디다스의 올해 1분기 글로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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