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난' 석·박사 직접 키워 데려가겠다"…캠퍼스 들어간 K-배터리
LG엔솔, 고려대·연세대 계약학과 운영…학비지원·채용보장 '파격 대우'
시장 크는데 이차전지 인재양성 '걸음마'…삼성SDI·SK온도 육성 나서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2024년도 하반기 석·박사급 과정 '배터리 신입생'을 모집한다. 학비 지원과 입사 보장이라는 파격 혜택을 내걸었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에 비해 연구개발(R&D) 인력은 턱없이 모자라는 탓에 기업이 발 벗고 인재 양성에 나서는 실정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2024년 후기 '고려대 배터리-스마트 팩토리학과'와 '연세대 이차전지융합 공학협동과정' 신입생을 각각 모집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부터 고려대와 연세대에 이차전지 관련 계약학과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고려대는 인공지능(AI) 기반 배터리 소재 및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연구하는 '배터리공학'과 스마트팩토리·보안·디지털트윈·공정해석을 연구하는 '스마트팩토리' 신입생을 각각 선발한다. 모집 대상은 두 학교 모두 석사 및 박사 과정, 석·박사 통합 과정이다.
서류접수 기한은 모두 3월 10일이며 인·적성검사→통합 면접→대학교 원서 접수→최종 면접을 거쳐 6월 중 합격자를 발표한다. 신입생은 등록금과 학비를 지원받으며 공부할 수 있고, 학위를 취득하거나 졸업하면 LG에너지솔루션에 입사할 수 있다.
배터리 회사가 '인재 육성'에 직접 나선 까닭은 인력난 때문이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률로 크고 있고, 시장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고급 인재를 통한 초격차 기술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외국과 달리 한국은 이차전지 관련 인재 교육 체계가 걸음마 단계다.
정부가 지난해 5월 발간한 '국가전략기술 R&D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이차전지 유관 학과 졸업자는 7만4407명이었다. 이중 석사급 석사는 6832명(9.2%), 박사는 2955명(4%)에 불과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권 대학이나 카이스트(KAIST), 포항공대 등 주요 대학 중 학부급 전담 학과가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다.
결국 배터리 회사들은 직접 인재를 양성하는 실정이다. 삼성SDI(006400)는 서울대·포항공대·카이스트·성균관대·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석·박사 프로그램을, 한양대와는 학부 프로그램인 '배터리 융합전공과정'을 운영 중이다. SK온은 카이스트·유니스트·한양대·성균관대 4곳에 계약학과를 설치해 지난해부터 석·박사급 졸업자 채용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차전지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회사마다 매년 수천 명씩 인력을 채용하고 있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적은 상황"이라며 "배터리 산업의 핵심은 기술력 경쟁이고, 기술의 원천은 인재이기 때문에 정부와 업계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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