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100원 사오면 'K-오일'로 58원 수출…"산유국에도 팔았다"
K-오일 수출대상국 70개국으로 확대…대중 수출 줄자 '수출국 다변화'
K오일 1위 수출국 중국→호주…휘발유 미국 수출 물량 두배 늘어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내 석유제품 수출국이 최근 3년간 20% 넘게 늘어 지난해 70개국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對)중국 수출이 급감하자 수출국을 다변화하는 '디리스킹'(위험억제)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정유사들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에도 'K-오일'을 역수출하며 수출 영토를 확장 중이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HD현대오일뱅크(004050) 등 국내 정유업계가 지난해 전 세계 70개국에 총 4억6672만 배럴의 석유제품을 수출했다고 25일 밝혔다. 수출국은 지난 2021년 58개국 대비 20.69% 증가했다.
국내 정유업계는 최근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자 '수출국 다변화'로 전략을 틀었다. 중국은 2016년 이후 6년 내내 최대 수출 상대국이었지만, 제로코로나 정책과 중국 내 석유제품 자급률 상승으로 대중국 수출액 비중은 2020년 29.5%에서 지난해 7.5%로 급감하고 순위도 5위로 크게 줄었다.
K-오일 최대 수출국은 '호주'가 대체했다. 호주는 BP와 엑슨모빌이 지난 2021년 잇달아 정유공장을 폐쇄하면서 전체 정제설비 중 5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가 빈자리를 파고들어 수출 물량을 빠르게 늘렸고, 2020년 기준 6위였던 호주는 최근 2년 연속 석유제품 수출국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국내 정유사는 동아시아 및 서구권 외에도 아프리카 국가와 UAE·오만·사우디·이라크 등 산유국에도 석유제품을 공급하며 수출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정유업계는 원유도입액의 50% 이상을 수출로 회수 중인데, 지난해엔 원유도입액 806억 달러 중 58%인 463억7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이는 2022년(60%)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회수율이다.
제품별 수출량 비중은 경유가 41%로 가장 많았고 휘발유 21%, 항공유 18%, 나프타 8% 순이었다. 이중 휘발유는 대미(對美) 수출이 두 배 가까이 급증해 역대 최대 수출량인 9986만 배럴을 기록했다. 항공유 수출도 미국·호주·일본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6.8%포인트(p) 증가해 코로나 이전 수요에 근접했다.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여행 수요가 올해도 지속돼 항공 여객수가 사상 최대인 47억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용이 의무화되는 만큼, 국내 정유업계의 SAF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응한 국내 석유산업의 수출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내 SAF 생산 기반 마련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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