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니어도 잘나가는 'K-건설기계'…중동·중남미 '수출 잭팟'
HD현대 2사 中 부동산 경기 침체에 매출 비중 크게 감소…"신흥국 공략"
사우디 네옴시티 및 중남미 건설·채굴 수요 늘면서 '시장 다각화' 성공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건설기계 업계가 중국 시장 판매량 부진에 중동·중남미 시장에 눈을 돌리며 수주 잔고를 채우고 있다. 중국 시장을 대체할 시장으로 신흥국들이 떠오르면서 시장 다각화에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그룹 건설기계사인 HD현대건설기계(267270)와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가 현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여파로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고전함에 따라 신흥국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
최대 고객이었던 중국의 건설경기 부진으로 지난 2분기 HD현대건설기계의 중국 매출 비중은 4%대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약 10%에서 6%p쯤 감소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건설기계 부문 역시 같은 기간 중국 매출 비중이 18%에서 8%로 크게 줄었다.
중국 시장의 어려움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수요로 채워가고 있다. 중동과 중남미 등에서 인프라 투자와 자원개발에 따른 광물 채굴 수요 등으로 건설기계 발주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신도시 사업인 '네옴시티'가 중심에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자체 브랜드 '디벨론'을 앞세워 최근 현지 업체와 53톤 대형 굴착기 30대, 대형 휠로더 50대 등 80대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건설기계도 네옴시티 '더 라인' 건설 현장에 투입될 건설장비 50대를 수주했다. 40톤급 굴착기 12대, 대용량 버킷(5.6㎥) 휠로더 5대 등이다.
평소 HD현대와 사우디의 돈독한 관계가 수주 성과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2019년 HD현대오일뱅크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또 HD현대는 2017년 사우디 정부와 합작해 조선소를 세웠으며, 2020년에는 합작 엔진회사 SEMCO를 설립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브라질에서도 최근 마투그로수주 철도건설 프로젝트에서 80톤·53톤 대형 굴착기 등 22대, 히우그란지두술주 공공입찰 프로젝트에서 14톤 중형 굴착기 29대 등 굴착기 총 51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아르헨티나도 고도 4000m 이상의 고지대 리튬 염호광산을 신규 조성하기 위해 HD현대와 건설장비 공급 계약을 완료했다. 이달 중 공급되는 건설장비는 50톤급 굴착기 6대, 300마력 휠로더 3대, 150마력 모터그레이더 4대, 적재중량 41톤 굴절식 덤프트럭 10대 등 총 23대다.
잇단 수주 성과에 3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HD현대인프라코어의 3분기 매출 컨센선스(추정치)는 1조26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1% 증가가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64.49% 급증한 1228억원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HD현대건설기계의 매출, 영업이익 컨센선스는 9842억원, 906억원으로 각각 12.52%, 27.8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과 중남미 시장과 중동 대형 건설 현장에서 국내 굴착기 수요가 높다"며 "과거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 시장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신흥국 수요가 국내 건설기계 업계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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