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가 오른다…조선업계 하반기 대규모 물량 앞두고 '방긋'

친환경선박 수요 늘면서 선박 건조가격 고공행진…4개월 연속 170 상회
카타르·모잠비크 대규모 발주 예정…"국내 조선사 수익성 개선 기대"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신조선가(신규 건조 선박 가격) 지수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카타르에너지의 LNG선박 물량 등 하반기 대규모 수주가 임박한 만큼 조선업계에는 희소식이다. 높아진 선가를 반영해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12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8월) 신조선가지수는 173.56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172.38) 대비 1.18p, 지난해 같은 기간(162.12) 대비 11.4p 증가한 수치다.

신조선가 지수란 새롭게 만드는 배의 가격을 지수화한 지표다. 평균을 100으로 설정해 수치가 높을수록 선박 건조 가격이 올랐음을 의미한다.

연초부터 신조선가는 오름세를 보였으며 지난 5월 170.11로 올라선 뒤 4개월 연속 170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조선가가 170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09년 1월(171.96) 이후 14년여만에 처음이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인해 고부가가치의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인 LNG운반선 선가가 대폭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174K LNG운반선의 선가는 2억6500만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억3600만달러에서 1년만에 선가가 2900만달러가량 상승한 것이다. 2년 전 2021년 8월 선가는 1억9800만달러로 현재 선가에 66% 수준에 불과했었다.

이처럼 LNG운반선 가격 상승은 저가 수주 경쟁을 지양하는 국내 조선 기업들에 호재다. 중국 기업 대비 친환경 선박에서 강점이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에 힘을 쏟고 있어서다.

대형유조선(315~320K)과 컨테이너선(2만2000~2만4000TEU) 등 다른 선종들도 높은 선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두 선종의 가격은 각각 1억2600만달러, 2억2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신조선가의 꾸준한 상승세 덕분에 업계에서 하반기 수주전에 거는 기대감도 크다. 카타르·모잠비크의 LNG 프로젝트 등 대규모 수주전이 남아 있어서다. 카타르 국영석유기업 카타르에너지는 이르면 이달 중 2차로 40척 규모의 LNG선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계 '빅3'는 40척 규모의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선표를 확보해 둔 상태다.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카타르 프로젝트 1차 수주전에서도 높은 성과를 올린 바 있다. 당시 1차 물량 65척 중 54척을 3사가 수주했다. 한화오션이 가장 많은 19척을 수주했으며, 삼성중공업(18척)과 한국조선해양(17척)이 그 뒤를 이었다.

아울러 모잠비크 내전 등으로 미뤄진 선박 수주가 연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모잠비크는 LNG 운반선 17척을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의향서(LOI)를 체결한 2020년보다 LNG 선박 시세가 대폭 상승해 조선사들은 높은 선가에 선박 수주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조선가 지수는 선박 수익성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지표"라며 "후판 등 원자잿값이 올라도 선가가 높으면 어느 정도 수익성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조선사들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