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후폭풍' 시멘트 가격 또 인상 검토…레미콘업계 반발
톤당 7600원 원가↑…"유연탄·물류비까지 고려시 1.5만원 인상"
두달만에 또 인상 검토에 레미콘업계 강한 반발…"망하라는 것"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지난해 두차례 시멘트 가격을 인상했던 시멘트업계가 올해 추가로 가격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요금이 4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미콘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협상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레미콘업계는 지난해 11월 시멘트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기 위한 레미콘 가격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 다시 시멘트 가격 인상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이 올해 1월1일부터 전기요금을 kwh당 13.1원 올리기로 하면서 시멘트업계는 톤당 7600원 수준의 제조원가가 상승하게 됐다. 전력비용은 통상 시멘트 제조원가의 20~25%를 차지한다.
시멘트업계의 원가 상승 요인은 전력비용 뿐만 아니다. 제조비용의 3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의 고공행진도 계속 되고 있다. 유연탄(뉴캐슬탄) 가격은 지난 2020년 톤당 60.45달러였으나 이듬해 137.28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엔 평균 320.27달러, 하반기엔 평균 400.11달러로 올랐다. 최근에도 39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1월에는 424.5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지난해 2차례에 걸친 진행된 화물연대 총파업도 시멘트업계의 경영난을 가중시켰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시멘트업계는 6월(1061억원)과 11월(1195억원) 파업으로 총 2256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시멘트업계는 올해 전력비용 인상분에 지난해 인상 때 반영하지 못한 유연탄 가격 상승, 안전운임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증가 등 상승 요인까지 합하면 톤당 1만5000원 이상의 판매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시멘트사들은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차례에 걸쳐 시멘트 가격을 올렸다. 시멘트 판매가격은 지난 2021년 톤당 7만8800원에서 지난해 2월 9만3000원 안팎으로, 11월 10만5000원 안팎으로 올랐다.
시멘트업계는 두차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유연탄 가격과 전력비용 상승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쌍용C&E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608억원으로 전년 대비 35.35%나 줄었다. 삼표시멘트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한 수준이다.
시멘트업계가 가격 인상을 결정하더라도 레미콘업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돼 가격을 올리기까지는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현재 레미콘업계는 지난해 11월 시멘트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기 위한 레미콘 가격 협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레미콘 제조업계와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가 최근 레미콘 가격을 1루베(㎥)당 8만300원에서 8만8700원으로 10.4% 올리기로 한 가운데, 다른 지역은 협상 테이블이 아직 차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레미콘업계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시멘트업계의 시멘트 가격 인상 추진에 '셧다운'(조업중단)도 불사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양측은 두달 가까이 '강대 강' 대치를 벌이다 정부가 나서 중재한 끝에 인상 시기 연기로 합의에 이르렀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이 지난해 11월 인상된 반면 수도권 레미콘 가격은 최근에야 인상돼 수도권 레미콘 업체들은 원가 인상분을 2개월간 고스란히 부담했다"며 "전국 권역은 아직 가격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시멘트 가격을 추가 인상한다는 것은 레미콘업계가 망하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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