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직격탄' 전국 레미콘 공장 '셧다운' 시작됐다
시멘트 재고 바닥…아주 유진 삼표 등 이날부터 대부분 공장 멈춰
레미콘 공급 안되면 전국 건설현장도 멈춰…"즉각 운송 복귀하라"
-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 5일째인 28일 전국 레미콘(회반죽) 공장들이 시멘트 공급을 받지 못하면서 공장 문을 닫기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시멘트를 공급받지 못하면서 파업 둘째날인 25일 전국 24개 공장 가동률이 당초 계획의 20% 수준으로 낮아졌다. 28일부터는 수도권 17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고 지역 7개 공장만 일부 물량을 출하하고 있다.
삼표는 전국 17개 공장이 25일까지 정상 가동됐으나 이날부터는 시멘트 부족으로 모두 레미콘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아주는 이보다 앞서 지난 25일 오후부터 서울, 경기, 인천 등 지역 7개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지역 거점 중소 레미콘업체들도 이와 비슷한 사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미콘 공장들은 사일로(원통형 창고)에 통상 2~3일치의 시멘트를 저장해두고 레미콘을 생산한다. 그런데 업무일 기준으로 파업이 3일을 넘기면서 재고가 바닥나 문을 닫는 공장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레미콘업계에선 시멘트 운반 특수차량인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가 운송을 멈추면 시멘트를 공급받을 방법이 없다. 시멘트는 열차, 선박으로도 운반이 되지만 이는 중간유통기지까지만 가능하다. BCT가 유통기지에서 레미콘 공장 등 최종 수요지까지 운반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레미콘 생산·공급이 중단되면 전국 건설현장의 레미콘 타설도 중단되며 건설현장도 멈춰설 수밖에 없다.
전국 3000여대의 BCT 중 1000대가량이 화물연대 소속인데 나머지 차주들도 파업에 동조하거나 운송을 포기해 시멘트 출하는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시멘트 성수기에 진행되는 이번 파업으로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의 10% 이하로 뚝 떨어진 상황이다. 출하율이 첫날 5%(1만톤), 둘째날(25일)엔 10%(2만톤), 셋째날(26일)엔 9%(9000톤)에 머물렀다. 이에 따른 시멘트업계의 누적 피해액은 464억원으로 추산된다.
공장을 멈추기 시작한 레미콘업계와 달리 시멘트업계는 아직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평균 10일치의 시멘트 저장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레미콘 공장과 마찬가지로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시멘트업계는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철도와 선박 운송을 통해 유통기지에 최대한 시멘트를 옮겨 재고를 비축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 안전사고로 운행이 중지됐던 수도권 유통기지인 오봉역의 시멘트 입환(入換)도 재개됐다.
대한건설협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 등 건설·자재 5개 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국내 모든 건설현장이 셧다운 위기에 처했다"며 "집단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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