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2나노 줄선 빅테크들, 생각 바꾼다…삼성 파운드리 곁눈질

애플, TSMC 2나노 공정 활용 계획 연기설…수율 및 비용서 시기상조 판단
2나노 테스트 수요, 삼성전자로 확장 가능성…"TSMC 의존 낮추고 비용 절감"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대전(SEDEX)’에 대만 TSMC 간판이 설치돼 있다. 이번 전시는 'AI 반도체와 최첨단 패키지 기술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이날 부터 오는 25일까지 진행된다. 2024.10.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가 2나노(nm·10억 분의 1m) 양산 준비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TSMC 독주 구도가 지속될지 1강 체제에 균열이 갈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WCCFTech 등 외신에 따르면 TSMC의 2나노 공정으로 칩을 생산하려던 애플은 해당 계획을 2026년으로 연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애플은 차세대 아이폰 시리즈에 탑재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를 TSMC의 2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TSMC조차 아직은 2나노 공정 생산능력이 제한적인 데다 가격도 높아 계획을 연기하고 3나노 공정을 채택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WCCFTech는 TSMC가 2나노 공정 생산량을 늘린다고 해도 웨이퍼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TSMC의 2나노 공정 웨이퍼는 장당 최고 3만 달러(약 4400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TSMC는 애플을 비롯해 엔비디아, AMD, 퀄컴 등 주요 빅테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2나노 공정에 대한 이들 기업의 테스트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대량 양산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공정의 생산능력과 비용이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TSMC가 2나노 공정에서 60%의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기술을 선도하고 있음에도 빅테크의 2나노 공정 테스트 수요가 다른 경쟁업체로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대만 공상시보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와 퀄컴 같은 기업들이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의 2나노 테스트 공정 활용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파운드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선단공정 로드맵.(삼성전자 제공) ⓒ News1 한재준 기자

삼성 또한 올해 하반기 중 2나노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이 적용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용 2나노 공정을 시작하고 2026년에는 고성능컴퓨팅(HPC)·AI향 공정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미 일본의 AI 유니콘 프리퍼드네트웍스(PFN), 미국 AI 반도체 기업 암바렐라를 2나노 고객사로 확보한 삼성전자는 대형 고객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사업부를 이끄는 한진만 사장도 취임 이후 "2나노 공정 수율의 개선과 성숙공정 고객사 확보를 통해 내년(2025년) 가시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지난해 삼성전자가 GAA 3나노 2세대에서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나노 양산이 성공적으로 진행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과거 퀄컴의 4나노 칩 생산 당시 발생한 발열 문제가 고객사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