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만 집중한 삼성전자 쇄신…"크게 보면 새 인물이 없다"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교체만…버즈 사태엔 품질혁신위 신설 대응
메모리 물갈이도 '파격'에는 못미쳐…사업지원TF에 이재용 측근 합류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27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위기에 직면한 반도체 사업부를 중심으로 인적 쇄신이 이뤄졌지만 부회장단은 모두 유임됐고, 반도체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는 미풍에 그치며 전체적으로는 새 인물을 통한 분위기 쇄신보다는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 따르면 DX부문은 글로벌마케팅실장만 교체됐다. 이마저도 새로운 인물이 아닌 2선으로 물러나 있던 이원진 상담역이 맡았다.
각 사업부장은 전부 자리를 지켰다. 한종희 DX부문장이 겸임하던 DA(생활가전)사업부장직을 내려놓을 거란 전망이 나왔지만 내년에도 그대로 DA사업부를 이끌기로 했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과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도 유임됐다.
DX부문 또한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 못지않게 인적 쇄신을 통한 분위기 전환이 기대됐지만 이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DX부문은 실적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는 데다 올해에만 버즈3 프로 품질 결함, 갤럭시 Z 폴드 스페셜 에디션 출시 지연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최근 품질 결함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이번 인사에서 품질혁신위원회를 신설하고 한 부회장이 위원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DS부문은 사업부장을 대거 교체했다. 다만 업계에서 예상했던 파격 인사까지는 아니었다. 주력 사업인 메모리사업부 수장으로 새 인물이 선임될 거란 기대와 달리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직할로 전환하는 선택을 했다. 전 부회장의 역할을 강화한 셈이다.
메모리 사업부까지 전담하게 된 전 부회장을 보좌하기 위해 사업지원TF의 김용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DS부문 경영전략담당으로 보냈지만 DS부문 사업 전반을 지휘해야 할 전 부회장의 역할이 메모리 사업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운드리 사업부와 함께 적자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시스템LSI사업부도 박용인 사업부장이 유임됐다.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2500의 수율 문제에도 불구하고 설계보다는 생산이 문제였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컨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TF 수장인 정현호 부회장도 자리를 지키면서 3명의 부회장단이 모두 유임됐다. 이재용 회장의 측근으로 평가받는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사업지원TF에 합류하면서 조직이 더 막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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