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퍼붓는" 中 로봇청소기, 이번엔 가습기살균제가 어쨌다고?

세정제 속 가습기살균제 성분 논란…안전기준 충족했다지만 열풍건조 시 유해 우려
美서 해킹 피해 사례 잇따라…에코백스 측 "일반 가정서 일어나기 힘들어" 부인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로봇청소기 시장의 강자인 중국 기업들이 최근 안전과 보안 문제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해외에서 해킹 피해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로봇청소기 세정제에 포함된 가습기살균제 성분을 놓고도 소비자 사이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환경부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 '초록누리'에 따르면 중국 로보락 전용 세정제(오모바닥클리너)에 '2-메틸-3(2H)-이소티아졸론'(MIT), '5-클로로-2-메틸-3(2H)-이소티아졸론'(CMIT)과 이와 동일계열 성분인 '1,2-벤즈아이소티아졸-3(2H)-온'(BIT)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논란이 된 가습기살균제 성분으로 분류된다. 중국 에코백스 로봇청소기인 '디봇' 전용 세정제에도 BIT 성분이 들어가 있다.

세정제는 비(非)분사형 생활화학 제품이기 때문에 환경부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지정 및 안전·표시기준' 고시상 함유량이 기준치 이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로봇청소기 세정제에는 살균제 성분이 보존제 용도로 쓰여 미량만 함유돼 있다.

로보락 측은 세정제 성분과 관련해 "유해성과 안전성 검사를 모두 통과한 제품"이라고 했고, 에코백스 측도 "한국 기관으로부터 안정 적합서를 받은 제품만 취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출시된 로봇청소기 특성상 물걸레 세척 후 열풍 건조를 하기 때문에 살균제 성분이 공기 중에 퍼질 수 있다고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있다. 환경부 고시는 분무기형이나 연무형 등 화학제품이 호흡기로 들어갈 수 있는 제품의 경우 가습기살균제 성분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세정제 사용을 꺼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로봇청소기는 해킹 문제로도 소비자 불안을 키우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에코백스의 '디봇 X2s' 모델을 사용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해킹 피해가 접수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인 다니웰 스웬스씨는 로봇청소기에서 고장 난 라디오 신호 같은 소리를 들었고, 라이브 카메라 피드와 원격 제어 기능이 해킹당한 흔적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스웬스씨가 비밀번호를 변경하자 로봇청소기가 욕설을 쏟아냈다고 한다.

뉴욕포스트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다른 소비자들에게서도 접수됐다고 했다.

앞서 세계 최대 컴퓨터 보안 콘퍼런스이자 해킹 대회인 '데프콘'(DEFCON)에서는 에코백스 로봇청소기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에코백스 측은 "해커가 X2를 해킹하기 위해서는 소유자의 협조 아래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며 "일반적 가정에서는 매우 일어나기 힘들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