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AI 거품이래"…엔비디아 업은 TSMC 3분기 실적 '사상 최대'

3분기 잠정 매출 32조, 39%↑…AI 칩 수요 폭증에 역대 최대 매출 전망
블룸버그 "스마트폰 약세, AI 칩 수요가 상쇄"…4분기도 순항 전망

대만 TSMC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3분기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면서 인공지능(AI) 거품론을 불식시키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9월 2518억 7000만 대만달러(약 10조 54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31.9% 증가한 수치다.

TSMC는 매달 월 매출을 발표한다. 3분기(7~9월) 잠정 매출액은 7596억 9200만 대만달러(약 31조 80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9.0% 늘어났다. 시장 예상치(7503억 6000만 대만달러)를 상회한다.

TSMC는 오는 17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3분기 매출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의 이같은 호실적은 AI 반도체 수요가 아직 견조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세계 파운드리 1위인 TSMC가 AI 가속기 최강자인 엔비디아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TSMC는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주요 빅테크 칩 생산도 맡고 있다.

TSMC의 매출 절반 이상이 AI 고성능컴퓨팅 부문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의 매출 성장세로 AI 반도체 시장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예상을 뛰어넘는 TSMC의 실적은 기업과 정부의 경쟁으로 AI 지출이 증가할 거라는 업계의 전망을 강화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 수요 약세로 애플의 A18 칩 주문이 감소할 수 있지만 엔비디아나 인텔 등 기업의 수요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는 TSMC가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공상시보는 모건스탠리의 분석을 인용해 AI 칩과 애플향 AP 칩이 4분기 TSMC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최근 고객사로부터 첨단공정 가격 인상 합의도 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상시보는 애플이 내년 가격 인상을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TSMC의 첨단 패키징 공정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 스트레이트'(CoWoS) 생산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TSMC는 내년에도 CoWoS 및 2~3나노 공정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 투자액은 37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가 AI 반도체 시장의 견조한 수요를 입증한 가운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TSMC 독주 구도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TSMC의 시장 점유율은 62.3%로 2위인 삼성전자(11.5%)를 50.8%포인트(p) 앞서고 있다.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3분기 1조 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또한 최근 수조 원대 적자로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하기로 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