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날 고개 숙인 삼성 반도체 수장…"도전정신 재무장할 것"
3분기 영업익 9.1조 '예상 하회'…전영현 부회장, 별도 메시지 발표
"회사 앞날에 걱정 끼쳐 송구…삼성 고유의 열정 다시 불붙일 것"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장(부회장)은 8일 삼성전자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낸 것과 관련해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저희에게 있다"며 "저희가 처한 엄중한 상황을 꼭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3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된 이날 임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 송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이 실적 발표 후 별도의 메시지를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9조 1000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10조 7717억 원)을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의 부진이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지만 DS부문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 지연과 범용 D램의 수요 부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및 시스템LSI의 적자 지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회성 비용 발생과 원·달러 환율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전 부회장은 "삼성은 늘 위기를 기회로 만든 도전과 혁신, 그리고 극복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기술 근원적 경쟁력 복원 △보다 철저한 미래 준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 혁신을 위기 극복 방안으로 제시했다. 기회가 될 때마다 투자자와 활발하게 소통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기술과 품질은 우리의 생명이며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삼성전자의 자존심"이라며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진 것을 지키려는 수성(守城) 마인드가 아닌,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 도전 정신으로 재무장하겠다"며 "두려움 없이 미래를 개척하고, 한 번 세운 목표는 끝까지 물고 늘어져 달성해내는 우리 고유의 열정에 다시 불을 붙이겠다"고 했다.
또 그는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도 다시 들여다 보고 고칠 것은 바로 고치겠다. 우리 전통인 신뢰와 소통의 조직 문화를 재건하겠다"며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그대로 드러내 치열하게 토론해 개선하도록 하겠다. 투자자와도 기회가 될 때마다 활발하게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그는 "저희가 치열하게 도전한다면 지금의 위기는 반드시 새로운 기회로 반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지난 5월 삼성 반도체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 부회장은 취임 직후에는 "무거운 책임감과 비상한 각오로 더욱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해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반드시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새로운 조직 문화인 '코어(CORE) 워크'도 제시했다.
'코어 워크'는 '문제해결 및 조직 간 시너지를 위해 효과적으로 소통하며(Communicate), 직급·직책에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고(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Reveal),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철저하게 실행하자(Execute)'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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