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잃은 삼성 파운드리…1위 TSMC와 격차 더 벌어진다

삼성 파운드리 3분기 적자 전망…투자 보류·인력 파견설 나와
TSMC는 국내외 투자 가속…3분기 매출 30조 상회할 듯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 News1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야심차게 준비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2세대 공정에서 대형 고객사 확보에 실패하면서 파운드리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은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부(파운드리 및 시스템LSI)의 3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5000억 원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파운드리 흑자전환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결과적으로 적자 상황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공격적인 설비투자와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주요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한 GAA 3나노(㎚·10억분의 1m) 2세대 공정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당 공정으로 만들어지는 첫 제품인 자체 AP칩 '엑시노스2500'도 저조한 수율로 인해 내년 출시될 갤럭시 S25 탑재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사업부가 성장 동력을 잃어버리면서 삼성전자는 최근 진행 중이던 평택 P4 및 미국 테네시 파운드리 공장 투자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에서는 파운드리 일부 인력을 메모리사업부로 재배치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선두 TSMC는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애플·엔비디아는 물론 주요 빅테크의 주문이 쏟아지면서 패키징 공정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 스트레이트'(CoWoS) 증설에 나서고 있다.

대만 자유시보는 지난 26일 TSMC가 대만 자이(嘉義) 과학단지에 8개의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현재 자이 과학단지에 공장 2개를 짓고 있으며 향후 5년간 6개 공장을 추가로 지을 계획이다.

해외 공장 가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공장에서 애플의 모바일용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상시보에 따르면 JP 모건은 TSMC의 3분기 매출이 233억 달러(약 30조 6000억 원)로 2분기(약 27조 원)보다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리 시장이 인공지능(AI)붐을 타고 성장하는 가운데 TSMC와 삼성전자가 정반대 상황을 보이면서 향수 시장 1·2위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TSMC의 시장 점유율은 62.3%로 2위인 삼성전자(11.5%)를 50.8%포인트(p) 앞서고 있다.

TSMC는 주요 빅테크 물량 장악하면서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체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이 64%, 내년에는 66%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