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지운 마이크론 깜짝실적 "HBM 공급 부족"…삼성·SK '맑음'

4분기 매출 93% 급증 '어닝 서프라이즈'…데이터센터 D램·낸드 호실적
마이크론 CEO "내년 HBM 가격도 이미 결정"…삼성·SK 실적 성장세 주목

상하이 지사에 설치된 마이크론 로고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4분기(6~8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강한 수요로 인해 내년에도 가파른 성장을 예상하면서 최근 업계를 강타한 과잉공급론을 불식시키는 모습이다.

마이크론은 25일(현지시간) 2024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77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76억 4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주당 순이익 또한 1.18달러로 예상치(1.11달러)를 상회했다. 영업이익은 15억 2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가 지속되면서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크론은 'HBM 양강'인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외에 유일하게 HBM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마이크론의 데이터센터 D램 사업은 HBM 물량 증가에 힘입어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낸드플래시는 처음으로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데이터센터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강세 영향이다.

마이크론이 깜짝 실적을 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7~9월)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마이크론이 내년 시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반도체 시황에 대한 업계 우려도 잦아들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최근 '겨울이 곧 닥친다'(Winter looms)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HBM 공급 과잉을 주장하기도 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 시장 규모(TAM)는 지난 2023년 기준 약 40억 달러에서 2025년 2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체 D램 비트에서 HBM의 비중도 2023년 1.5%에서 2025년 6%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의 올해 및 내년 HBM 물량 모두 완판됐고 이 기간 HBM 가격도 이미 결정됐다"며 HBM에서의 높은 마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9~11월) 매출 가이던스를 85억~89억 달러로 제시했다.

메흐로트라 CEO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새로운 업체로 들어올 경우 공급 과잉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도 "첨단 메모리 공급은 부족하다. 공급 부족은 HBM뿐만 아니라 그외 일부 시장도 해당한다"며 데이터센터는 물론 스마트폰 및 PC에서 AI가 주도하는 강력한 메모리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하기 시작한 HBM3E 12단 신제품.(SK하이닉스 제공) ⓒ News1 김재현 기자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거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의 최대 HBM 공급사인 SK하이닉스는 3분기 약 6조 9000억 원(증권가 컨센서스)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부터는 5세대 HBM(HBM3E) 12단 제품 공급도 시작돼 다음 분기에도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업계 최대 용량의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분기 약 11조 2300억 원(증권가 컨센서스)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은 3분기 5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사 대비 범용 메모리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삼성전자 또한 3분기 들어 HBM3E 8단 제품 양산에 돌입한 만큼 4분기 AI 메모리 비중과 마진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HBM3E 매출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겠다는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엔비디아 납품 가능성을 시사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