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지는 차, 똑똑한 반도체 급구…삼성·SK 車메모리 개발 각축
차량용 메모리 시장 2028년 17조 규모…1대당 낸드 용량 4배 늘어
삼성 8세대 V낸드 적용 SSD 양산 준비…SK 차량용 HBM 고객사 확보 나서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차량용 메모리 설루션에 힘을 싣고 있다. 인공지능(AI) 및 자율주행 기능 탑재로 차량에도 고용량·고성능 메모리가 필요해진 만큼 늘어난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메모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62억 8300만 달러(약 8조 4000억 원)에서 연평균 15.5% 성장해 2028년에는 128억 9300만 달러(약 17조 2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차량 내 자율주행 시스템 확대와 생성형 AI를 활용한 인포테인먼트 고도화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이 5년새 2배 이상 확대될 거란 관측이다. 옴디아는 차량 1대당 낸드플래시 메모리 용량이 지난해 기준 71.3기가바이트(GB)에서 2028년 288.1GB로 약 4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업계 최초로 8세대 V낸드를 적용한 PCIe(고속 인터페이스 규격) 4.0 차량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AM9C1' 개발을 마치고 연내 양산을 준비 중이다.
256기가바이트(GB) 용량의 AM9C1은 초당 4400MB, 400MB의 연속 읽기·쓰기 속도를 제공하는 고용량·고성능 SSD다. 전작(AM991) 대비 전력 효율도 약 50% 개선돼 차량 내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 지원에 최적화했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SSD 신제품을 내놓은 건 자동차 업계에서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 전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한 첨단 인포테인먼트와 고도화한 자율주행 기능을 차량에 탑재하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내년 초 2테라바이트(TB) 제품도 생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D램과 초고속 플래시 메모리도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퀄컴의 프리미엄 차량용 플랫폼인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에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4X를 공급하고 있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메모리 설루션인 UFS 3.1도 양산 중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는 2026년 2나노(nm·10억 분의 1m) 기반 전장 설루션 양산을 목표로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차세대 전장 메모리인 eMRAM(내장형 MRAM)은 2026년 8나노, 2027년 5나노 공정을 도입을 준비 중이다. eMRAM은 빠른 읽기와 쓰기 속도를 기반으로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 가능한 전장용 메모리 반도체다.
SK하이닉스는 강점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량용 HBM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자율주행 기능의 고도화에 따라 차량에도 고성능 D램이 필요할 거란 판단이다.
SK하이닉스는 알파벳의 자회사인 웨이모와 자율주행 차량에 HBM2E 샘플을 테스트하고 있다.
SK키파운드리는 최근 4세대 0.18마이크로미터(㎛) BCD 공정을 출시하며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자동차용 전력 반도체 설루션을 내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량용 메모리 고객사 확보를 위해 국제 인증에도 힘을 쏟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극한 환경에서도 높은 신뢰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차량용 DDR, GDDR, SSD 제품은 영하 40도에서 영상 105도 환경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해 AEC-Q100(차량용 전자부품 신뢰성 국제 표준) Grade2를 만족했다. UFS 3.1 제품은 ASPICE(독일자동차협회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 레벨3 인증을 획득했다.
SK하이닉스의 차량용 메모리 설루션도 지난해 ASPICE 레벨2 인증을 획득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및 인포테인먼트 고도화에 따라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들은 ASPICE 레벨2 이상 인증이 필수적이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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