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 시장, 엔비디아 빼면 뒷걸음질…'AI 수혜' 쏠림 심각
2분기 반도체 시장 매출 역대 최대…엔비디아 제외하면 2021년 4Q보다 적어
상위권 희비 엇갈려…AI 뒤처진 인텔 제치고 'HBM 강자' SK하이닉스 3위 부상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했지만 기업의 실적은 극명히 갈리고 있다. AI 혜택을 받는 엔비디아 등 소수 기업이 이익을 독차지하고 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1621억 달러(약 215조 9000억 원)로 전분기 대비 6.7%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AI발 호황으로 인해 2분기 시장 규모는 직전 최대치 기록을 세운 2021년 4분기보다도 5억 달러 증가했다.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이는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를 비롯한 소수 기업이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이 2021년 4분기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반면 옴디아가 반도체 업계 125개 기업의 매출을 추적한 결과 70% 이상 기업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021년 4분기보다 감소했다.
옴디아는 엔비디아를 제외한 올해 2분기 시장 매출이 1382억 달러로 2021년 4분기(1558억 달러)보다 오히려 176억 달러 적다고 설명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매출도 덩달아 급성장했다.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생산에 HBM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옴디아는 2분기 메모리 반도체 업계 매출이 400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10대 반도체 기업도 희비 엇갈려…인텔 추락, SK하이닉스 부상
올해 2분기 매출 상위 10대 기업의 전체 시장 비중은 6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평균 비중(57%)보다 7%포인트(p) 높다.
AI 시대에 상위 기업 쏠림 현상이 심화한다는 뜻인데 상위권에서도 AI 수혜 정도에 따라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제외한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1758억 6600만 달러로 2분기 대비 8.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성장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10위권 순위에 변동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옴디아는 인텔의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1.1% 하락한 121억 3400만 달러로, 시장 순위가 3위에서 4위로 밀려날 것으로 예측했다. 인텔은 AI 반도체 시장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는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HBM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가 지속되면서다.
특히 엔비디아에 가장 많은 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000660)는 처음으로 인텔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옴디아는 SK하이닉스가 3분기 128억 34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3분기 217억 1200만 달러의 매출로 2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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