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3E 8단 공급 시작…AI 칩 '삼성의 시간' 온다
로드맵대로 HBM3E 8단 양산 돌입…엔비디아 성능 검증은 진행 중
파운드리 2나노 수주 늘리며 반등 기회 모색…하반기 흑자전환 주목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에 합류하기 위해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8단 제품 출하가 시작됐다.
최대 관심사인 엔비디아 납품은 아직이지만 8단 제품 양산을 시작으로 하반기 AI 메모리 시장에서 반등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HBM3E 8단 양산을 시작, 고객사 납품을 진행 중이다.
애초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부터 HBM3E 8단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수율(양품 비율) 등 문제로 인해 시기를 늦췄다.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분기 양산, 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는데 최근 출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HBM3E 8단 제품은 AMD 등에 공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AI 가속기 시장 1위인 엔비디아향 제품은 여전히 성능 검증을 진행 중이다. 계획대로 HBM3E 8단 양산에 돌입했지만 HBM 큰손인 엔비디아의 문턱을 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쟁사는 엔비디아향 5세대 HBM 출하에 속도를 올리면서 격차를 벌리고 있다.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공급 중인 SK하이닉스는 4분기 12단 제품 출하를 앞두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HBM3E 12단 제품 개발을 완료,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론 역시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 중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4분기 HBM3E 매출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겠다는 가이던스를 제시한 만큼 연내 엔비디아 납품이 시작될 거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선단공정 수주를 늘려가며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일본의 AI 유니콘 프리퍼드네트웍스(PFN)로부터 2나노(㎚·10억분의 1m) 수주를 따낸 데 이어 최근 미국 AI 반도체 기업 암바렐라도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빅테크 같은 대형 고객사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TSMC 외 다른 파운드리 기업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발언하면서 삼성전자에 기회가 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황 CEO의 이같은 발언은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인 TSMC에 대한 견제성 발언으로 분석되지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대안을 찾는 움직임은 삼성전자에게 긍정적인 신호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파운드리 흑자 시점과 관련해 "하반기가 되면 의미 있는 숫자로 회복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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