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비웃는 中 '나 홀로 성장'…작년 전기차 수출량 70% '껑충'
올 7월 신에너지차 내수 침투율 51.1% 달성…캐즘 역행하며 역대급 성장
'해외 거점 늘리고 R&D 투자 확대' BYD 사례 주목…"韓산업 지원 늘려야"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도 중국의 지난해 전기차 수출량은 전년보다 70% 증가하고, 올해 7월에는 내수 전기차 침투율이 51.1%를 달성해 내연기관차를 앞지르는 '나 홀로 성장'했다는 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중국 전기차 업계가 정부의 막대한 지원에 힘입어 인프라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를 발판으로 경쟁국을 압도하는 공급망 수직통합, 기술혁신, 해외거점 확보를 진행해 '승자독식 구조'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이날 발간한 '중국 전기차 혁신전략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2023년 전기차 수출은 전년 대비 69.9% 증가한 341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에너지차(순수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자동차)의 내수 판매 비중은 31.6%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고, 올해 7월엔 51.1%까지 확대됐다. 캐즘 여파로 전 세계 전기차 산업이 움츠린 사이, 중국만 역대급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보고서는 중국 전기차 산업의 고성장 배경으로 △공급망 수직통합 △해외 거점 확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꼽았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은 지난해 중단됐으나, 이미 기존의 막대한 지원 덕에 기업들이 초격차 투자를 이어갈 체력이 충분했다는 것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비야디(BYD)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비야디가 기존 자동차 산업의 관행인 하도급 생산에서 벗어나 전기차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내재화 방식을 채택해 급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개발→생산→판매→해외운송용 선박 건조'에 이르는 전체 전기차 공급망을 내재화해 안정적인 경쟁력 기반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비야디는 해외 거점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생산 거점인 태국을 겨냥해 4개 모델을 출시하고, 올 7월부터 연산 15만 대 규모의 라용 현지 공장을 가동했다. 올 하반기엔 브라질 전기차 공장을 완공하고, 헝가리‧우즈베키스탄‧파키스탄 등에도 거점을 확대할 전망이다.
비야디의 R&D 투자와 인재 수급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비야디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한 395억7000만 위안(약 52억 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테슬라의 같은 기간 R&D 투자액인 39억7000만 달러보다 35% 많은 규모다. 비야디의 지난해 기준 특허 출원 건수는 4만8000건, R&D 인력은 1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국내 자동차 산업이 중국 업체와 '전기차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선 우리 정부도 경쟁국과 동등한 수준의 시설투자 및 R&D에 대한 세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사급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보상 체계 혁신 필요성도 지적했다.
전보희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허용 및 취득세 중과세 폐지 검토 등 전기차 분야에 대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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