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 질환 뿌리뽑는다…직원 관절 건강에 진심인 '이 회사'

삼성전자, TF 꾸리고 근골격계 부담공정 발굴…예방센터만 16곳
운동처방사 2배로 늘리고 맞춤형 치료…'전문가 찾아가는 진료'도

삼성전자 직원이 기흥사업장 근골격계 예방운동센터에서 1대1 맞춤형 처방 프로그램을 받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가전·휴대폰 등 전 사업장 임직원의 근골격계 질환 근절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전국 16개 사업장에서 근골격계 예방센터를 운영 중인데, 나아가 근골격계에 무리가 가는 공정을 검사·발굴해 물류 자동화 등 개선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근골격계 질환 근절을 위해 디바이스경험(DX)·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최고안전책임자(CSO) 등이 포함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가동했다고 8일 밝혔다.

근골격계질환은 반복적인 동작과 부적절한 작업 자세, 무리한 힘의 사용 등으로 발생하는 건강 장해다. 주로 목, 어깨, 허리, 팔, 다리 등에 나타나며 심할 경우 디스크나 거북목, 손목터널증후군이 유발된다.

전체 제조업에서 반도체 업종의 근골격계 질환 발병률은 1.9%(업종별 순위 13위)로 비교적 낮지만, 삼성전자는 5대 경영 원칙의 하나인 '환경·안전·건강 중시' 정신에 따라 전 사업장을 전수 조사해 근골격계 부담이 가는 제조 공정을 발굴·개선하기로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달 DS부문 임직원들에게 근골격계 질환 예방 등을 위해 기흥사업장 6라인 등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DX부문도 앞선 7월 '임직원 안전원칙'을 공지하고 동참을 당부했다.

수원사업장 근골격계 예방운동센터(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DS부문은 기흥사업장 6라인 내 웨이퍼 박스 물류 작업의 자동화율을 수년 내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작업자의 손목과 손가락 부담을 줄여주는 새 웨이퍼 박스를 도입한 점이 대표적이다.

또 기흥사업장 내 부속 의원에 재활의학 전문의를 상주시켜 직원들이 사내에서 외부 전문기관 못지않은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기흥사업장 내 근골격계 예방센터를 최근 리모델링해 규모를 확장했고 상주 운동처방사도 2배로 늘렸다.

삼성전자 DX부문은 생산라인을 갖춘 광주·구미사업장을 중심으로 근골격계 부담 작업에 해당하는 모든 공정을 조사하여 개선점을 발굴, 개선 조치하고 있다.

구미사업장의 경우 지난 6~7월 1200여개 단위작업을 전수 조사한 결과 근골격계 부담작업은 38개로 나타났으며, 이중 개선이 필요한 3개 작업은 올 연말까지 개선을 완료할 계획이다.

광주사업장은 지난해 300여개 공정을 전수 조사한 결과 53개의 중점관리 공정을 발견해 52건을 개선 완료했고 나머지 1건도 이달 중 개선된다. 오는 10월에도 관련 조사가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는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직원들을 중·경증으로 분류해 '1대1 케어' 등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 처방을 통해 치료하고 있다. 해당 직원들은 사내 근골격계 예방센터와 물리치료실을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올해부턴 근골격계 예방센터 방문이 어려운 직원에게 전문 인력이 찾아가 근력, 관절 유연성 등 신체 기능 측정과 신체 동작 분석을 통해 통증 개선 가이드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근골 서비스'를 시행한다.

삼성전자 직원이 기흥사업장 근골격계 예방운동센터에서 1대1 맞춤형 처방 프로그램을 받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각 사업장에 설치한 '근골격계 예방센터'도 질환 근절에 대한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기흥, 화성, 평택, 천안, 온양, 수원, 광주, 구미, 서울 등 전국의 사업장에서 근골격계 예방센터 16곳을 운영 중이다.

센터에는 3차원 체형진단 시스템, 균형 능력 검사기, 동적 족저압 측정기, 고압 산소탱크, 필라테스 장비, 무동력 트레드밀, 척추 근력 강화 시스템 등 첨단 장비가 구비돼 있다.

센터에는 건강운동 관리사, 생활스포츠 지도사 자격을 보유한 운동지도사 69명이 상주하며 전문상담, 신체기능 평가 및 측정, 결과 분석, 운동 처방 및 치료 등 1대1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다.

또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 2회 의무 안전보건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직후 평가에서 70점 이상을 획득해야 수료가 가능하다. 직원들은 사내 인트라넷에서도 산재 신청 절차를 확인할 수 있다.

사내 부속의원·근골격계 예방센터 등에도 산재 접수 홍보물을 비치하고 산재 관련 언제든지 문의할 수 있는 접수 채널도 운영 중이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