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맛집' TSMC에 2년 줄선 빅테크…추격자 삼성 급해졌다

대만 언론 "오픈AI, 2026년 하반기 양산 TSMC 1.6나노 공정 예약"…1극체제 심화
'파운드리 부활' 외친 인텔은 위기라지만…삼성, GAA 3나노 2세대 성과 미지수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 CI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대만 TS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장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에 나선 인텔이 최근 위기에 직면하며 시장에 변동이 생기고 있지만 반사이익은 TSMC만 얻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2세대 공정을 앞세운 삼성전자(005930)는 하반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빅테크 등 대형 고객사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3일 대만 연합보 등 외신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TSMC의 1.6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해 AI 칩을 생산하려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가속기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인 브로드컴·마벨 등과 자체 칩을 개발 중이다.

TSMC의 1.6나노 공정은 2026년 하반기에야 양산을 시작할 예정인데 오픈AI가 벌써 고객 대기줄에 선 것이다. TSMC와 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애플도 해당 공정을 사용해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TSMC의 첨단 패키징 기술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 스트레이트'(CoWoS)와 오랜 기간 쌓아온 업력으로 주요 빅테크들이 몰리고 있다. 1나노급 최선단 공정으로도 벌써 고객사를 확보하며 '1극 체제'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AI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TSMC의 점유율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TSMC의 시장 점유율은 전분기(61.7%) 대비 0.6%포인트(p) 상승한 62.3%로 집계됐다. 2위인 삼성전자(11.5%)와의 격차도 지난 1분기보다 소폭 확대됐다.

미국 IT매체 WCCF테크는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TSMC가 2나노를 포함한 선단공정도 지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이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Samsung Foundry Forum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024.7.9/뉴스1

◇삼성전자 파운드리 '의미 있는 숫자 회복' 약속 지킬까

최근 인텔은 재무구조 악화로 파운드리 투자 축소를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을 선언했지만 AI 반도체 경쟁력 약화와 파운드리 대규모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탓이다.

인텔의 추락으로 파운드리 2인자인 삼성전자 수혜를 예상하는 전망이 나오지만 시장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승부수를 건 GAA 3나노 2세대 공정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GAA 3나노 2세대로 만들어지는 첫 제품인 삼성전자 자체 칩 엑시노스2500의 수율(양품 비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이로 인해 내년 초 나올 갤럭시 S25 신제품 라인업에 모두 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 칩이 탑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가 내세운 하반기 파운드리 흑자전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흑자 시점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 "하반기가 되면 의미 있는 숫자로 회복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