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원인 1위는 '외부 충돌'…배터리 결함은 9% 불과
호주 조사업체, 전기차 4000만대 전수 조사…외부 충격 원인 23%
접촉 불량 비충격 외부 요인도 많아…"배터리 오해 바로잡아야"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전기차 화재를 일으키는 최대 원인은 배터리 결함이 아닌 '외부 충격'에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각에서 전기차 화재에 따른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과도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전기차 포비아 기저에는 배터리 과충전 등 배터리 결함 우려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같은 시각은 실제 통계와 부합하지 않아서다.
25일 전기차 화재 데이터를 전문으로 분석하는 호주업체 EV FireSafe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전 세계를 주행 중인 전기차 4000만 대를 전수 조사한 결과 2010년부터 2024년 6월까지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총 511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배터리 제조 결함으로 판명된 사례는 9%(46건)에 그쳤다.
원인 미상(51%)을 제외한 화재 원인은 '교통사고 및 도로 잔해에 의한 영향'이 23%(118대)로 가장 많았다. 차량 충돌 등 외부 충격으로 발생한 화재가 배터리 결함보다 2.5배 이상 많았다. 원인 미상은 2개 이상의 요인이 겹쳐 요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침수로 인한 화재는 5%로 가장 적었다.
접촉 불량 등 직접적인 충돌이 아닌 외부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도 있다. 소방청이 2020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최근 3년간 집계한 '발화 요인별 전기차 화재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1위는 접촉 불량·과부하·과전류 등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 사례(29건)가 차지했다.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볼 수 있는 자연발화 및 화학적 발화 원인은 2건뿐이었다. 배터리의 품질 불량보다는 완성차업체(OEM)의 제조 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한 경우가 더 많은 화재를 일으켰다고 볼 수도 있다. 노후, 과열, 정비 불량 등 기계적 요인은 6건이었다.
이 문제를 해소하고자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배터리가 탑재되는 전기차 하부 보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률이 지난해 40%를 넘어선 중국은 관련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전기차 충돌 후 화재 발생 메커니즘을 도출해 평가 시험 시나리오 도출했다. 미국 테슬라도 '하부 실드' 등 개선책을 선보였다.
전기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기술, 관리 시스템, 소방시설, 다양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지나친 전기차 포비아 확산을 경계하고 전기차에 대한 올바른 정보 확산 및 정책을 말해 인프라 개선으로 소비자 우려를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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