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급성장에 파운드리 '나노 경쟁' 재점화…삼성 '턴키' 앞세워 수주전

TSMC 1.6나노 2026년 양산…후발주자 인텔 '올해 1나노' 공세
삼성전자, 메모리·패키징 등 일괄수주 강점…AVP팀 수장, 고객사 확보 나서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계의 나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칩 수주 물량이 점유율로 직결되는 만큼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고객사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SMC, 삼성전자(005930), 인텔 등 주요 파운드리 기업은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공정 로드맵을 구체화하며 AI 반도체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1·2위인 TSMC와 삼성전자는 모두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 양산 계획을 가지고 있다.

TSMC는 지난 4월 2026년 하반기 1.6나노(A16) 양산 로드맵을 추가했다. 당시 TSMC는 AI 칩 수요로 인해 1.6나노 공정을 예상보다 빠르게 개발했다고 밝혔다.

TSMC는 2나노에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도입해 삼성선자의 추격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GAA 2나노 공정 수율이 80% 이상으로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게 TSMC의 설명이다.

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 면을 감싸는 공법으로 기존 핀펫 공법보다 데이터 처리속도와 전력효율이 높다.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GAA를 최초 도입한 바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 복귀한 인텔은 점유율 확보를 위해 더욱 공격적인 로드맵을 내놓고 있다. 인텔은 올해 안에 1.8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 업계 최초로 1나노급 공정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하이(High)-NA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 상태다. 2027년에는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1.4나노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파운드리 경쟁사들이 1나노 공정 양산 시기를 앞당기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하는 건 AI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약 15억 달러(약 2조 원)였던 AI 반도체 시장은 올해 428억 달러(약 58조 9000억 원), 2027년에는 1194억 달러(164조 30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턴키(일괄수주) 서비스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AI 반도체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첨단 메모리와 패키징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반도체 생산, 첨단 패키징, 테스트까지 모든 제조 공정을 갖춘 만큼 사업부간 시너지를 앞세워 빅테크 수주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파운드리 사업부와 메모리 사업부, 어드밴스드패키징(AVP) 사업팀 간 연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서도 삼성전자는 턴키 서비스 전략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AVP 사업팀 수장인 강문수 부사장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을 찾아 고객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2나노 이하 공정 양산 로드맵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사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내년에 2나노 진행을 준비하고 있고 많은 고객과 현재 선단공정에 대한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포럼에는 빌 은 AMD 기업담당 부사장이 연사로 나설 예정이어서 AMD 수주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사 수 AMD CEO는 최근 3나노 GAA 공정을 통한 차세대 칩 양산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