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만에 또 차기 제품 공개한 엔비디아…HBM 경쟁 시계 빨라진다
젠슨 황 CEO, 차세대 GPU 루빈 공개…내년엔 블랙웰 울트라 출시
SK하이닉스·삼성전자, 12단 HBM3E 및 HBM4 납품 경쟁 치열해질 듯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인공지능(AI) 칩 절대강자인 엔비디아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루빈'을 공개했다. 더 높은 사양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요구하는 GPU가 속속 공개되면서 HBM 시장을 둘러싼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2일) 대만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열린 컴퓨텍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차세대 GPU인 루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 3월 자사 개발자 콘퍼런스 'GTC'에서 신형 GPU인 '블랙웰'을 공개한 지 3개월 만에 새로운 제품 로드맵을 추가로 공개했다. 블랙웰 출시 이전부터 차세대 제품을 선보이며 AI 칩 시장 절대우위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황 CEO는 제품 로드맵과 GPU에 탑재될 HBM 사양까지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올해 출시되는 블랙웰에는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을, 블랙웰 성능을 향상해 내년에 출시할 블랙웰 울트라에는 12단 HBM3E를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공개한 루빈에는 6세대인 HBM4 제품이 8개 들어간다. 출시 시기는 2026년이다. 2027년에는 루빈 울트라 제품이 출시되며 여기에는 HBM4가 12개 탑재될 예정이다.
황 CEO가 2027년까지의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를 잡기 위한 메모리 업계의 신경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는 SK하이닉스(000660)가 엔비디아에 HBM3과 8단 HBM3E를 독점 공급하고 있지만 그 이후인 12단 HBM3E와 HBM4는 장담할 수 없다.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를 준비 중인 블랙웰 울트라향 12단 HBM3E를 놓고 SK하이닉스, 삼성전자(005930),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3파전이 예상된다.
12단 HBM3E를 최초로 개발한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제품 테스트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기대해달라"고 밝히는 등 판로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HBM4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는 12단 HBM4는 물론 16단까지 함께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에 HBM4 12단을, 2026년에 16단 제품을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또한 12단 및 16단 HBM4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로드맵을 보면 엔비디아 루빈에는 12단 HBM4가, 루빈 울트라에는 16단 HBM4 적용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선두 유지를 위해 엔비디아의 GPU를 위탁 생산하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HBM4를 공동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TSMC는 HBM4 베이스 다이에 12나노미터(㎚) 및 5㎚급 공정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출시 시점에 맞춰 HBM 중장기 로드맵도 세우고 있다.
김기태 SK하이닉스 부사장은 "현재 빅테크 고객이 AI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며 "우리는 차세대 HBM 제품 등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의 계획을 미리 논의하는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 추격을 위해 올 초부터 각 사업부의 우수 엔지니어들을 모아 차세대 HBM 전담팀을 꾸렸다. 기술 기반 경영을 중시하는 전영현 부회장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 신임 사령탑에 선임되면서 HBM4 기술력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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