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전기차' 뜨는 건 죄다 전기 먹는 하마…'전력 인프라 산업' 터졌다
HD현대일렉트릭 수주잔고 1조 늘어나…북미 물량 57.5%
LS·대한전선도 공급 확대…전력 수요 증가세에 장기 호황 전망도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 등으로 인한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로 전력기기·전선 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AI 시장 개화와 더불어 전기차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업계 호황이 장기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로 국내 전력기기·전선 업계의 수주가 늘어나고 있다.
변압기 생산 기업인 HD현대일렉트릭(267260)의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6조 4973억 원으로 지난해 말(5조 3775억 원) 대비 1조 1198억 원 불어났다.
추가 확보한 수주 물량 중 상당량이 북미향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일렉트릭의 수주잔고 중 북미 비중은 57.5%에 달한다.
주요 빅테크의 AI 사업 확장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겹치면서 수주가 확대됐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등 대규모 신도시 개발에 따른 변전소 증설, 신재생 발전 확대로 중동 지역 수주도 늘어났다. 1분기 HD현대일렉트릭의 주요 매출처 중 하나가 사우디아라비아 전력청(매출의 14.3%)이다.
LS도 글로벌 전력 수요 급증의 수혜를 받고 있다. LS전선과 LS일렉트릭(010120) 전력기기 부문의 1분기 수주잔고는 각각 5조 1845억 원, 2조 4499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86억 원, 2588억 원 증가했다.
LS전선은 글로벌 해저케이블 수요 증가에 따라 북미는 물론 유럽 지역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대한전선(001440) 역시 해저케이블 공급계약을 속속 체결하면서 1분기 수주잔고가 2000억 원가량 늘었다.
전 세계 전력 수요는 증가세는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및 암호화폐 분야를 중심으로 전 세계 전력 수요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암호화폐 전력 소비량은 2026년 1000테라와트시(T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력기기 업계의 호황기도 장기간 지속될 거란 전망이다.
시장의 실적 예상치도 상향조정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는 약 5298억 원이다.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한 수치다. LS의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도 지난해보다 600억 원가량 증가한 9624억 원이다. 대한전선의 올해 영업이익은 66% 증가한 798억 원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증설뿐만 아니라 신재생 발전, 전기차 인프라 확충, 노후 전력기기 교체 등으로 전력기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북미 시장에서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