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M&A' 공개 언급만 5번째 "올해는 진짜?"…인수 후보는
한종희 부회장 "M&A 많은 부분 진척…조만간 말씀드릴 것"
연이은 M&A 거론에 기대감 커져…콘티넨탈 전장사업 인수 거론
- 강태우 기자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가 공식석상에서 다시 한번 'M&A(인수합병)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인수 후보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력 후보로는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치 부품) 또는 로봇 관련 업체가 거론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의 M&A는 많은 부분 진척됐다"며 "조만간 주주에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의 M&A 관련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3년째(2022·2023·2024년), 그리고 독일 가전 박람회 'IFA 2022'와 이번 주총까지 총 5번이나 언급됐다.
업계가 삼성전자(005930)의 M&A에 특히 관심을 가지는 데는 그간 정체된 사업과 급변하는 기술환경 등을 감안할 때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차원에서 대형 인수합병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대형 M&A 시계는 7년째 멈춰 있다. 2017년 전장·오디오 회사 하만과의 빅딜이 마지막이다. 하만은 현재 삼성전자에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음 인수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M&A 언급으로 기대감을 수년째 높여놨다. 올해 1월 열린 CES 2024에서 한 부회장은 "삼성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대형 M&A에 대한 계획은 올해 나올 것으로 희망한다"고 밝히면서 올해 빅딜 성사 기대감을 더욱 끌어올렸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글로벌 자동차 전장업체인 독일 콘티넨탈의 전장사업 부분(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인포테인먼트 등)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해당 사업부는 콘티넨탈 자동차 부품 매출 약 25조 원 중 3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부회장이 2022년 CES에서 "(M&A와 관련해) 세트 부문에서도 여러 가지를 살펴보고 있으며 전장 쪽도 좀 더 들여다보고 의사결정이 이뤄지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전장을 콕 집어 말한 만큼 검토 중인 M&A 후보가 콘티넨탈일 수도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특히 하만과의 시너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해당 사업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하만의 디지털 콕핏 시장 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디지털 콕핏 시장은 콘티넨탈, 비스티온, 알파인, 덴소, 보쉬 등이 7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소 열위인 하만 입장에선 인수가 성사될 경우 단숨에 독일 프리미엄 및 다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봇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지분 14.99%를 사들이고 지분을 59.94%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 계약도 맺었다. 사실상 인수도 가능한 셈이다.
다만 반도체 부분에서는 M&A가 당장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시스템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 등 반도체 분야 기업들이 꾸준히 인수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국가첨단전략산업인 만큼 인수를 위해선 여러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이는 기업 인수에 큰 걸림돌로 당분간 삼성전자가 반도체 관련 업체를 인수·합병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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