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기다려" AMD의 AI 칩 도전…삼성·SK "둘 다 고객" 흐뭇
AMD, AI 반도체 신제품 내놓고 경쟁 본격화…"엔비디아 'H100'보다 용량 2.4배"
핵심부품 HBM 장악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량 공급 가능성
- 김민성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인 AMD가 신제품을 선보이며 추격에 나섰다. 생성형 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AI 반도체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그만큼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는 호재를 맞이한 모습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AMD가 공개한 AI 반도체 신제품 '인스팅트 MI300X' 시리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물량 대부분을 공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인스팅트 MI300X는 주로 데이터센터 및 서버에 탑재된 AI의 신속한 연산을 도와주는 제품이다. 엔비디아의 대표 GPU인 'H100'보다 메모리 용량이 2.4배가량 크고, 대역폭은 1.6배 이상이라는 게 AMD의 설명이다.
최근 엔비디아 H100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고객사들은 AI 칩 물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MD 제품 성능이 엔비디아와 유의미한 경쟁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AI 칩 관련) 경쟁과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은 대부분 공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MD까지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면서 AI 칩의 핵심 부품인 HBM 공급망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MD는 MI300에 들어가는 HBM과 관련해 특정 업체만을 공급사로 한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 반도체는 클라우드와 온디바이스 AI에서 탑재량이 2배 증가될 수 있는데 현재 클라우드 GPU에는 4개의 HBM이 사용되지만 내년부터 HBM 탑재량은 8개로 늘어난다"며 "온디바이스 AI(스마트폰, PC 등)도 향후 D램과 낸드 탑재량이 현재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메모리 콘텐츠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HBM 수요에 대처하기 위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HBM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현재의 2.5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내년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회의'에서도 HBM 수요 대응 전략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조직 개편을 통해 최근 AI 인프라조직을 신설하고, 산하에 HBM 관련 역량과 기능을 결집한 HBM 비즈니스 조직을 만들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SK하이닉스 미주법인에서 HBM 사업 현황을 보고받고 "기존 사업 구조 외에 시장 내 역학관계 등 다양한 요소를 감안해 유연하게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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