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통하는 냉장고가 온다…AI 들어간 삼성·LG '소통 가전'[미래on]
가전별 AI 상표 잇달아 출원…백색가전 넘어 새 패러다임 준비
가전 전용 OS 및 AI 칩 자체 개발…"내년 상용화 목표"
- 강태우 기자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은 흔히 '백색 가전'으로 불린다. 초창기 대부분의 생활가전들이 흰색이었기 때문인데, 미국에서 사용하는 '화이트 굿즈'(White Goods)라는 용어에서 유래됐다.
가전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단순 디자인의 변화를 넘어 AI(인공지능)를 통해 가전의 새 패러다임을 불러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다. 백색 가전이 '소통 가전'으로 진화하는 모습이다.
음식 조리법 추천, 옷감에 따른 세탁모드 제안, 로봇청소기의 경로 맞춤 등의 수준에서 벗어나 사용자 개개인의 생활 패턴을 분석하고, 생성형 AI까지 접목해 사용자와 대화하는 단계까지 나아가는 게 소통 가전의 목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러한 방향 아래에서 '가전의 AI화'를 추진 중이다.
14일 특허검색시스템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스마트폰과 가전을 전부 포함한 'AI 허브(AI Hub)' 상표를 출원했다. 해당 상표는 세탁기, 식기세척기, 청소기, TV, 냉장고 등 삼성의 모든 전자제품에서 '초연결'을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 품목별로도 상표권을 등록했다. 삼성전자는 세탁·건조기 대상인 '비스포크 콤보 AI', 냉장고와 관련된 'AI 비전 인사이드'와 인공지능 기반의 조리법 추천 응용 소프트웨어 '쿠킹 허브(Cooking Hub)' 상표도 냈다.
LG전자도 가세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7일 '고메(Gourmet) AI'라는 상표권을 출원 등록했다. 지정상품은 '가정용 전기식 식품가공기, 전기기계식 요리기계, 가정용 가사도우미 로봇'이다.
LG전자는 이미 LG 디오스 광파오븐에서 인공지능 쿡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고메가 '미식가'라는 뜻이 있고 최근 고급 요리 제품 브랜드들에 활용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요리 관련 AI 기능일 것으로 추정된다.
양 사는 AI 기술을 더 잘 구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물론 하드웨어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소통 가전'에 적용될 소형 신경망처리장치(NPU) 탑재 초저전력 AI 칩과 OS(운영체제)를 개발 중이다.
유미영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3'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강화된 인터랙션(상호작용) 경험을 제공하고자 보이스, 비전, 디스플레이 세 가지 영역에서 생성형 AI 접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을 비롯한 가전들은 오랜 시간 가동되는 제품들로 저전력이 중요하다"며 "24시간 올웨이즈온으로 최적의 AI 모델들이 가전에 적용될 수 있도록 가전 특화 칩셋을 개발, 내년 상용화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삼성전자는 독자 OS인 '타이젠'의 리부트(재시동)를 선언하고 내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가전에 타이젠을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AI 가전 관련 인력들도 대거 채용하는 중이다.
LG전자 역시 전용 칩과 OS(운영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7월 차세대 가전으로 업(UP)가전 2.0을 발표하면서 3년 이상 공을 들여 개발한 스마트 가전용 AI 칩 'DQ-C'와 가전 전용 OS를 공개했다.
아울러 생성형 AI 기반의 '앰비언트 컴퓨팅' 기술 개발도 가속한다. 앰비언트 컴퓨팅은 기기 스스로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인지해 일을 처리하는 지능형 솔루션이다.
양 사의 '가전의 AI화'는 초개인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궁극적으로 가전이 실제 사용자의 패턴을 스스로 학습하고, 이에 맞춰 디바이스가 맞춤 옵션을 제공하는 등 소비자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 2024'에서 생성형 AI를 접목한 가전제품들을 대거 공개할 전망이다.
CES 2024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삼성전자의 AI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고객의 미래를 다시 정의하다'를 주제로 AI로 연결·확장되는 미래 고객경험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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