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이제 오를 일만"…삼성전자 4분기 실적 더 좋아진다

3분기 잠정 영업익 2.4조 '예상 상회'…4분기는 3조원대 올라설 듯
D램 4분기 흑자전환 기대…31일 삼성전자 컨콜서 방향성 확인 필요

11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88% 줄어든 2조400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6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74% 감소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긴 침체에 빠졌었던 메모리 반도체가 바닥을 찍었다. 낸드 플래시는 회복이 다소 더디지만, D램은 차곡차곡 가격을 높여가고 있다.

메모리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3분기 조 단위 실적을 회복하며 4분기 기대감을 키웠다. 반도체 감산과 가격 인상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9% 줄어든 2조400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11일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2조1927억원보다 약 2000억원 더 많다. 매출은 6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줄었다.

4분기 실적은 더 개선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4분기 매출은 69조7151억원, 영업이익은 3조4564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분기, 2분기 각각 6000억원대에 그쳤던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회복한 것은 반도체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반도체 부문의 영업적자는 9조원에 달했다. 3분기에는 1, 2분기(4조5800억원·4조3600억원)보다 줄어든 2조~3조원대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4분기는 적자를 더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부진에 가장 큰 원인이던 메모리 반도체 '악성 재고'가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면서 업황이 회복세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로트라 CEO(최고경영자)도 "메모리 업황이 바닥을 지났다"며 "고객 재고 정상화, 업계 감산으로 인한 가격 및 수익성 개선과 매출 증대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특히 D램 가격이 오르면서 적자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4분기 DDR4 제품의 계약가격은 0~5%, DDR5 제품은 3~8%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르면 4분기부터 D램은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은 올해 4분기부터, 낸드는 내년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추정돼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흑자전환 시기는 당초 시장 예상보다 6개월 이상 앞당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31일 예정돼 있는 삼성전자 실적 설명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유지하면 가격 인상이 더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의 전개 방향은 삼성전자의 실적 설명회 기조 설정에 달려 있다"며 "내년의 수요 회복을 기대하는 입장에서 업황 선도력·결정력이 있는 삼성전자의 감산 기조 유지 및 설비투자 축소 의지 표명 여부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