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범인이야"…'아이폰15' 발열 논란에 TSMC '뜨끔'

"고사양 게임시 48도까지 상승"…'프로·프로맥스' 탑재 최신 3나노 AP 문제 가능성
'핀펫 방식' 3나노 공정 완성도 논란에 삼성 GAA 주목…"소재·소프트웨어가 발열 원인일 수도"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애플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아이폰15' 일부 모델에서 발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모델에 탑재된 대만 TSMC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가 원인일 수 있어 TSMC의 최신 3나노 공정을 둘러싼 결함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IT 전문 콘텐츠 크리에이터인 'Geekerwan'은 아이폰15의 프리미엄 모델을 테스트한 결과 발열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폰15 프로'로 고사양 게임 구동 시 30분 만에 기기의 온도가 48.1도까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15 프로맥스' 역시 45도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발열 문제는 스마트폰 배터리 및 성능 저하와 안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보니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가장 상위 모델인 프로·프로맥스 제품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 모델에만 탑재된 칩셋이 주요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22일 미국·중국 등 1차 출시국에 아이폰15 시리즈를 정식 출시했다. 시리즈의 모델은 총 4종으로 △아이폰15 일반 △아이폰15 플러스 △아이폰15 프로 △아이폰15 프로맥스 등이다.

이 가운데 프로·프로맥스에는 TSMC의 최신 3나노 공정이 적용된 'A17 프로(PRO)' 칩셋이 최초로 탑재됐다. 일반과 플러스 모델에는 4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 A16이 적용됐다.

애플에 따르면 A17은 CPU(중앙처리장치) 코어 성능 약 10%, GPU(그래픽처리장치)는 최대 20% 성능이 향상됐다. 트랜지스터 수도 160억개에서 190억개 수준으로 약 18% 늘어났다.

IT 전문 매체 WCCF테크는 발열 이슈에 대해 "A17 프로 칩의 3나노 아키텍처(설계)가 과열 문제를 완화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칩셋의 온도를 통제할 수 없다면 전작 대비 성능 개선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22일(현지시간) 아이폰15 시리즈 신제품 출시 첫날 중국 상하이의 애플 매장에서 고객들이 제품을 살펴 보고 있다. 가운데에는 아이폰15 프로 모델이 전시돼있다. 2023.09.22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A17 칩셋을 탑재한 모델에서만 나타나는 문제인 만큼 TSMC의 3나노 공정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TSMC가 3나노에 적용한 트랜지스터 구조 '핀펫(FinFET)' 방식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는 TSMC는 3나노에 핀펫 방식을 적용 중인 반면 삼성전자(005930)는 3나노에 GAA(게이트올어라운드)를 적용하고 있다. GAA는 핀펫 방식보다 전력 효율이 더 높아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발열 논란으로 삼성전자의 GAA 방식 채택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TSMC는 GAA를 2나노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미세공정일수록 전원·전압을 떨어뜨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핀펫 방식의) TSMC 3나노 공정의 효과 여부나 제품 발열에 영향을 주는지는, TSMC가 4나노에서 3나노로 가면서 전원·전압을 얼마큼 떨어뜨렸는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아직 칩셋이 발열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반도체 칩뿐 아니라 소재, 소프트웨어 등을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번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에는 아이폰 최초로 '티타늄' 소재가 적용됐다. 정확히는 외부에는 티타늄, 내부 구조에는 알루미늄이 결합된 형태다. 전작 모델들이 채택한 스테인리스와 비교하면 티타늄이 열전도가 낮다. 다만 알루미늄은 열전도율이 높기 때문에 소재로 인해 발열이 더 나타날 수도 있다.

아울러 매년 아이폰 신제품에는 새로운 버전의 OS(운영체제)가 최초로 적용된다. 이번 15시리즈에는 'iOS17'이 들어갔는데 최적화가 덜 돼 배터리가 더 닳거나 열이 날 수 있어 업데이트를 통해 발열을 잡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이나 영상촬영 등 고성능·고사양 작업 시에 내부 열 발생은 당연히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AP만의 문제라고는 확정지을 수 없어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urn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