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시장 판 커진다"…삼성·현대차·LG·두산, 미래 먹거리로 '픽'

삼성전자,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추진
현대차,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두산, 두산로보틱스 상장 추진

ⓒ News1 DB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LG전자 등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낙점하고, 사업 확대에 나섰다. 로봇 시장의 급성장이 예고된 만큼 미리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로봇산업을 국가 첨단산업 육성분야에 포함하며 힘을 보태기로 했다. 대대적인 규제 혁신을 통해 로봇 산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1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은 지난 202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32개 로봇·드론 기업에 1262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지분 14.99%를 사들였다. 또 지분을 59.94%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 계약도 맺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연구원들이 창업한 회사로, '협동로봇'부터 다양한 서비스와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족보행 로봇 플랫폼까지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적용할 계획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로봇 등 신사업 분야에 3년간 240조원을 투입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자동차(005380)그룹 역시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1년 소프트뱅크가 소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92년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시작한 로봇 기업으로, 세계적 수준의 2족·4족보행 로봇 기술을 선보이며 로봇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해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이 인류의 무한한 이동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전자·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2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소개하고 있다. 2022.1.5/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LG전자(066570)는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 업체 로보스타 인수를 시작으로 웨어러블(착용가능) 로봇 스타트업인 SG로보틱스와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티즈, 미국 로봇 개발 업체 보사노바 등에 투자했다. 로봇 브랜드 '클로이(CLOi)'를 통해 영역을 확대 중이다.

두산(000150)은 두산로보틱스 상장에 나섰다. 국내 협동로봇시장 1위인 두산로보틱스는 오너 4세 경영자인 박인원 사장이 힘을 싣고 있다.

한화그룹 역시 다음 달 협동로봇 기업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한다. 한화로보틱스는 한화가 협동로봇과 무인운반차 사업을 분사해 만드는 법인이다. 한화그룹 3남 김동선 전무가 운전대를 잡는다.

HD현대(267250)는 1984년 현대중공업 로봇 전담팀에서 시작한 HD현대로보틱스를 통해 산업용 로봇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존 산업용은 물론 서비스 로봇 시장까지 개척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앞다퉈 로봇 시장에 뛰어는 것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올해 390억달러(약 52조원) 규모인 전세계 로봇시장은 2030년 1600억 달러에서 2600억 달러규모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정부도 로봇산업을 신성장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각종 규제 완화와 관련 법령·제도 정비로 로봇산업 수요를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 시장은 산업협동 로봇은 물론 휴머노이드까지 성장성이 크다"며 "산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