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HBM·DDR5 더 줘"…엔비디아·메타, SK하이닉스 찾아 한국 왔다
美 메타, 지난주 이천캠퍼스서 DDR5·HBM 라인 둘러봐
이달 말 엔비디아도 방한 예정…HBM 협력 등 논의할 듯
- 강태우 기자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미국 빅테크 기업 메타(Meta·옛 페이스북)가 최근 차세대 D램 관련 논의를 위해 방한해 SK하이닉스(000660) 공장을 방문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도 조만간 국내를 찾아 SK하이닉스와 만날 예정이다.
HBM(고대역폭메모리)·DDR(더블데이터레이트)5 등 차세대 D램 선점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진 가운데 SK하이닉스의 흑자전환 시점도 앞당겨질지 관심이 모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메타의 실무자급들이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본사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타는 M14·M16 등 이천캠퍼스에서 DDR5, HBM 생산설비,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을 둘러보고 DDR5의 품질수준 검사(Audit)를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DDR5, HBM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태"라며 "메타,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로부터 제품을 계속해서 더 달라고 하는 상황이어서 품질 검사는 물론, 제품 추가 공급을 위한 논의를 위해 이천 공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메타는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다. 데이터센터 구축·확장에 필요한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부터 서버용 D램을 SK하이닉스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특히 AI 서버에 적극 투자 중인 메타는 가장 최신의 고성능·고효율 서버용 D램인 DDR5를 SK하이닉스 측에 추가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SK하이닉스와 메타가 이천 공장에서 만나 DDR5 공급에 대한 논의도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서버용 D램은 AI 수요 증가에 따라 DDR4에서 DDR5로 빠르게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중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4세대(1a) DDR5를 개발하고, 올해 1월 세계 최초로 인텔의 신형 CPU(중앙처리장치)인 '사파이어래피즈'에 호환 인증을 획득했다. 서버용 메모리 신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도 이번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는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의 5세대 HBM인 'HBM3E' 생산라인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엔비디아가 최신 AI용 GPU(그래픽처리장치) 'H100'의 생산량을 최대 4배 늘리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HBM 추가 공급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으로 AI 칩에 사용되는 GPU에 대거 탑재된다. 현재 엔비디아는 글로벌 GPU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초창기 HBM 시장에서부터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HBM3E를 개발하고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에만 6조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SK하이닉스는 차세대 D램을 통해 실적 개선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조금씩 나타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 세계 D램 시장 3위로 밀렸던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DDR5·HBM 등 차세대 D램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2위 자리를 탈환했다.
특히 2분기 D램 매출은 34억4300만달러로 전 분기(23억1200만달러)보다 48.9% 급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HBM과 DDR5의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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