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껄끄러우니…美 반도체 기업은 인도로 향했다
AMD·마이크론 등 인도 투자 결정…최대 IT 수요지·핵심 공급망 부상
미중 갈등 속 지정학적 이점에 친기업 정책으로 투자 러시
- 김민성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글로벌 반도체 허브'를 꿈꾸고 있는 인도에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연이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가 미중 갈등 속에서 지정학적 이점이 있는 데다 풍부한 노동력과 성장 잠재력을 보고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인도 정부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앞세워 투자 유치에 나서는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인도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AMD는 최근 인도 벵갈루루에 향후 5년간 4억 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해 대규모 디자인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AMD는 개인용 컴퓨터부터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은 인도 구자라트주에 약 8억2500만 달러를 투입해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시설을 짓는다. 반도체 장비 기업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도 인도 벵갈루루에 4억 달러를 투자해 엔지니어링 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대만 기업 폭스콘은 인도에 반도체 시설 조성을 위해 5년간 20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처럼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의 공장'으로 주목받는 건 인도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정책 영향이 크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모든 반도체 공장 설립 비용 중 절반을 부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총 100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 정책을 내놓은 것이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구 14억명에 이르는 풍부한 노동력과 방대한 시장, 높은 성장 잠재력도 한몫한다. 다만 인도의 정책 일관성이 떨어지고 인프라 등은 여전히 뒤처져 있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 속에서 지정학적 이점에다 친기업적인 정책 방향이 미국 반도체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낸 것"이라며 "앞으로 기업들이 중국의 대안으로서 인도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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