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적자 9조' 삼성 반도체, 출구 보인다…"재고 정점 지나"(종합)

2분기 반도체 4.4조 손실, 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하반기 고부가 제품 판매로 총력전
갤럭시S23 출시 효과 줄었지만 생활가전에서 부진 상쇄

27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3% 줄어든 668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60조5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3% 감소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로 올 2분기에 4조3600억원 적자를 내면서 상반기에만 9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감산 효과로 재고가 줄고 있고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로 출하량이 늘면서 직전 분기 대비 적자폭은 소폭 줄었다.

하반기엔 글로벌 IT 수요와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판매, 신규 수주를 더욱 늘리며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사적으로는 지난 1분기에 비해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3' 출시 효과가 줄었지만 생활가전·TV 사업과 디스플레이 등에서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3% 줄어든 668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60조5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3%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6402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영업이익 5900억원) 이후 두 번째로 저조한 실적이다. 1분기보다는 소폭 늘었다.

◇ 반도체 4.4조 적자 2분기도 고전…"재고는 5월 피크아웃"

삼성전자 실적 악화에는 DS부문의 영업손실이 영향을 미쳤다. DS부문에서는 4조36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유례없는 '반도체 한파'가 2분기에도 계속되면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 1분기 DS에서 발생한 4조5800억원의 영업손실과 비교하면 적자폭은 2200억원 가량 줄었다.

삼성전자는 AI(인공지능) 열풍으로 DDR5와 HBM 수요가 늘면서 D램 출하량이 지난 분기에 예상했던 규모를 넘어서면서 직전 분기(1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고 봤다.

메모리는 8조9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분기(8조9200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서버 수요는 적었지만 주요 데이터센터의 AI향 투자가 늘면서 고용량·고사양 제품 수요가 강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실적 부진에 가장 큰 원인이던 메모리 반도체 '악성 재고'도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고가 지난 5월에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스템LSI는 모바일용 부품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실적 개선이 부진했다. 파운드리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모바일 등에서 수요가 줄면서 라인 가동률이 하락해 이익이 감소했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업계 내 감산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일단락되면서 점진적인 구매 수요 회복이 예상된다"며 "고부가 선단제품 비중 확대의 가속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열리는 콘퍼런스콜에서 추가 감산과 관련된 언급이 나올지 주목된다.

앞서 전날(2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000660)는 콘퍼런스콜에서 낸드플래시 제품 감산 규모를 5~10% 확대한다고 밝혔다. D램에 비해 낸드의 재고 감소 속도가 더딘 탓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공식 선언했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 고부가 TV 제품으로 생활가전 호조…"하반기 글로벌 폴더블 시장 리더십 공고"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선전했다. DX부문은 매출 40조2100억원, 영업이익 3조8300억원을 기록했다. DX부문 내 MX(모바일경험)/네트워크에서 3조4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나왔다. VD/가전 영업이익은 7400억원이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부문은 매출 24조6100억을 기록했다.

1분기에 삼성전자 전사적인 흑자를 이끌었던 '갤럭시S23 출시 효과'가 2분기에 감소했고, 경기 침체로 인해 중저가 시장 회복이 늦어지면서 전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엔 플래그십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업셀링(상위 모델 판매) 전략을 통해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차별화 경험을 강화한 갤럭시Z 플립5, 갤럭시Z 폴드5 출시를 통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부문은 7400억원 흑자를 내면서 1분기(1900억원)보다 3배 가량 영업익이 늘었다.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초대형 제품 등 고부가 TV 제품군 위주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 영향이다. 가전에서도 비스포크 중심의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었고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SDC(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6조4800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을 달성했다. 중소형 패널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프리미엄 패널 판매로 전분기 수준의 이익을 기록했다. 대형 패널은 프리미엄 시장 내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제품 입지 강화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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