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한파' 끝이 보인다…4분기 삼성 반도체, 1년 만에 흑자전환 기대

D램 현물가 바닥 찍고 상승…"감산+고부가제품 효과"
SK하이닉스도 적자폭 감소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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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메모리 반도체 불황의 바닥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당장 3분기 D램 평균 가격(ASP)이 약 2년 만에 상승이 기대된다.

SK하이닉스(000660)와 마이크론에 이어 업계 1위인 삼성전자(005930)가 감산에 동참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르면 올 4분기 반도체 업체들의 흑자전환도 기대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집계한 DDR4 16Gb(1G*16) D램의 지난 20일 평균 현물 가격은 2.95달러다.

지난 5월 17일 3달러선이 무너진 이후 2.90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바닥을 찍고 회복하는 모양새다.

가격 변동 폭이 큰 낸드 플래시 제품(MLC 128Gb 16GB*8)도 이달 초 6.297달러에서 지난 20일 6.307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D램 주력 제품(DDR4 16Gb 1G*16)의 반등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회복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 가속화로 타제품으로의 현물 가격 반등 확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가 바닥을 찍었다고 보고 있다. 현물가가 상승하면 고정거래가격도 시차를 두고 따라 오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감산에 동참한 것이 효과를 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까지 '인위적 감산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메모리 부진이 이어지면서 지난 4월 초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감산'을 공식 선언했다.

감산 효과가 3분기 본격화하면서 과잉 공급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D램 공급 부족률이 올해 1.19%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3.01%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D램 공급업체의 지속적인 감산으로 전체 공급이 분기별로 점진적으로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수요 등으로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이다. AI 서버에 탑재되는 HBM3 가격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 대비 약 6배 높아 메모리 반도체 이익 증가에 긍정적이다.

성장성도 가파르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향후 4년간 연평균 HBM 사용량이 8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전체 D램 매출에서 HBM 매출 비중은 2023년 6%에서 2024년 18%까지 확대가 예상된다.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덕분에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분기 3조4305억원이며, 4분기는 4조7044억원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4분기 이후 1년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3분기부터 D램 ASP가 고부가 신제품 출하 증가로 7분기 만에 상승 전환하고 낸드 플래시는 가격 하락 둔화로 적자 축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분기 2조1879억원 손실, 4분기 1조720억원 적자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컨센서스도 지속해서 나아지고 있다. 2분기 컨센서스만 하더라도 3개월 전에는 3조3282억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전망됐지만, 20일에는 2조9004억원 손실로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