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하나 더 가능"…'K칩스법' 통과에 업계 "가뭄에 단비"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 대기업 15% 세액공제
대규모 투자 발표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수혜 전망

정부가 15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710만㎡ 일대를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하고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대규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 2023.3.1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30일 오후 4시께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업황 둔화와 함께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제재와 가드레일 조항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로서는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는 평가다.

전 세계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에도 지지부진했던 K칩스법이 이날 마침내 국회 문턱을 넘어선 것을 두고 업계에선 안도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최근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발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날 "그동안 전 세계적인 반도체 투자 전쟁에서 (삼성·SK 같은) 기업이 개별적으로 싸우는 느낌이었다"라며 "이제라도 정부, 국회가 나선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삼성이 발표한 반도체 클러스터 대규모 투자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며 "향후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촉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칩스법은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산업에 기업이 시설 투자를 할 경우 기본 공제율을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설비투자에 따른 구체적인 세액공제율은 대기업·중견기업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 16%에서 25%로 확대된다.

또 올해에만 신성장·원천기술과 일반 기술 투자 세액공제 비율을 2~6%p(포인트) 상향하고 투자 증가분 10%를 추가공제하는 '임시투자 세액공제' 제도도 포함됐다. 추가공제 적용 시 대기업은 최대 25%까지 세액공제를 받는다.

반도체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을 비롯한 설비투자가 필수다. K칩스법이 본격 시행되면 적게는 수십조원에서 많게는 수백조원을 투자하는 기업들의 투자부담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경기 용인시 남사읍 일대에 오는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입해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반도체 공장 구축에 나선다. SK하이닉스는 경기 용인시 원삼면 부지에 총 12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 중이다.

삼성전자 투자 계획에 K칩스법을 적용해 단순 계산(15%)하면 삼성전자는 약 45조원의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삼성 평택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을 하나 만드는 데 약 30조원이 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액공제로 반도체 생산라인 1기를 더 세울 수 있는 것이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경기가 안 좋다 보니 메모리를 하는 업체들은 비즈니스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K칩스법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들에겐 엄청나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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