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기술은 최고 인재가 만든다"…삼성전자, 글로벌 영입전쟁
엔비디아·퀄컴·애플서 잇따라 영입…'미래 경쟁력' 확보 초점
이재용, '인재·기술·조직문화' 강조…'감원' 글로벌 빅테크와 정반대 행보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트위터 등이 대규모 감원에 나선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위기지만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는 이재용 회장의 인재 철학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그동안 인재와 기술, 조직 문화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리서치는 지난달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매니저 출신인 권정현 상무를 영입했다. 권 상무는 로봇센터의 로봇인텔리전스팀을 총괄한다. 자율주행 로봇의 인지·자율위치인식(SLAM) 등의 개발을 이끌 예정이다.
앞서서는 퀄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을 지낸 베니 카티비안을 미국 법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자율주행 관련 반도체 개발 전문가인 카티비안 부사장은 퀄컴에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었다. 삼성 미국 법인에서 삼성오스틴연구센터(SARC)와 어드밴스드컴퓨팅랩(ACL)의 책임자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또 모바일 SoC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AMD에서 중앙처리장치 개발을 담당한 라흘 툴리 수석 개발자도 영입했다.
애플의 CPU 칩 설계업무를 맡았던 이종석 신임 상무도 삼성전자 MX사업부 'AP 아키텍처그룹' 그룹장으로 합류했다. AP 솔루션 개발팀 소속으로, 반도체 구조 설계를 담당한다.
이외에 메르세데스-벤츠 디자이너 출신 이일환(허버트 리) 부사장을 모바일 사업부(MX) 디자인 팀장으로, 에릭슨 출신 헨릭 얀슨 상무를 네트워크사업부 산하 신사업전략 태스크포스(TF)장으로 선임했다.
미국 GE에서 차세대 항공기 엔진 연구개발(R&D)을 담당하던 윤성호 상무도 영입해 생활가전사업부 내 선행전문기술그룹장을 맡게 했다.
아마존과 트위터, MS 등 글로벌 기업들이 등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하는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오히려 삼성전자는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며 인재 이탈을 막고, 채용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대규모 공개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인재 영입은 미래 기술 개발을 주도하기 위한 선택이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하면서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고,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말한 바 있다.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기술과 인재, 조직 문화 없이는 발전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다소 높은 임금을 주더라도 미래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되는 인재는 영입에 나섰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이 회장을 비롯해 삼성은 인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며 "경기침체에 중요한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회복 때는 물론 변곡점마다 인재들이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삼성의 판단이 중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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