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런 불황 처음…三電 1위 수성
3Q D램 매출 28.9%↓…"2008년 다음으로 큰 감소폭"
시장점유율, 三電 40.7%·SK하이닉스 28.8% "韓 주도"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D램 반도체의 출하량과 가격이 모두 하락하면서 전세계 D램 매출 규모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도 크게 줄었지만 세계 1위와 2위의 자리는 굳건히 지켰다.
1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전세계 D램 시장 매출액은 181억8700만달러(약 24조4000억원)를 기록해 전 분기(255억9400만달러)보다 28.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렌드포스 측은 "이 같은 D램 매출 감소폭은 세계 경제가 흔들렸던 2008년 금융위기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 D램 매출이 급격히 감소한 건 출하량과 가격 모두 하락한 탓이다. 우선 가전 수요가 위축되면서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하락했다. 또 그동안 다른 D램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보였던 서버용 D램의 출하량이 3분기들어 재고 축적으로 크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D램 제조사들의 개별 실적도 줄줄이 축소됐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74억달러를 기록해 지난 2분기 대비 33.5% 감소했다. 3분기 시장점유율은 40.7%로 전세계 1위를 유지했지만 전 분기(43.5%)와 비교하면 2.8%포인트(p) 낮아졌다.
2위인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은 52억42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25.2% 감소했다. 다만 시장점유율은 28.8%로 전 분기(27.4%)보다 1.4%p 높아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69.5%를 기록해 D램 시장을 주도했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3분기 48억9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시장점유율은 26.4%로 3위였다. 전 분기 대비 매출 감소율은 23.2%로 상위 6개사 중 가장 적었다. 또 대만의 난야와 윈본드, PSMC 시장점유율은 각각 2.0%·0.8%·0.2%로 4~6위에 올랐다.
고객사의 재고 조정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만큼 D램 시장도 당분간 더욱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 측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익성에 대한 압박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D램 제조사들은 생산성이 높은 차세대 공정의 전환 속도를 늦춰 공급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내년 평택공장에 새로운 팹(P3L)이 가동될 예정이지만 재고가 예상대로 줄어들지 않자 생산량 증가를 제한하기 위해 기술 이전 속도를 늦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D램·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한 웨이퍼 투입량을 20% 줄이겠다고 발표한 마이크론도 차세대 공정인 10나노급 5세대(1b) 공정의 대량 양산 일정을 연기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체들이 투자 축소를 발표하고 감산을 시작해 실제 공급이 감소하기까지는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며 "최근 시작된 웨이퍼 투입 축소로 인해 내년 3분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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